선거특수 총1조원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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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4·16」총선에 나타난 금품의 대량살포현상은 관련품목의 선거특수를 가져왔다.
통틀어 약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자금이 이번 선거과정에서 풀려나가 그것이 수요를 부추겨 물건을 미쳐 못댈 정도로 이미 반짝 경기를 누린 업종들이 많다.
총선 특수로 재미를 본 업종들을 크게 구분해 보면 광고대행·인쇄·제지·우편·현수막제작등 「선거장비업」과 수건·1회용라이터·주류·문구류·청량음료·라면·비누·치약·샴푸·자양강장제·음식점·관광버스·담배에 이르기까지의 향응성 「선거소모품업」으로 나눌 수 있다.
업종별 선거특수의 규모를 정확하게 집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향응성 선거소모품을 댄 업종폭의 재미가 훨씬 더했을 것이어서 선거특수의 뒷맛이 개운치 않은 편.
광고대행업은 아직까지 화끈한 선거경기를 누리는 업종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선거에 관한 한 가장 유망한 성장산업으로 부상.
그동안 재고가 쌓여가던 지방소주업체들이 특히 「지방색」까지 등에 업고 품귀현상을 빚을만큼 큰 재미를 봤으며 진로는 1·4분기중의 주정 배당량을 다썼는가하면 맥주도 4월중 판매가 급증.
음식점중에서는 특히 아파트 주변의 갈비집이 재미를 봤고 관광버스업계는 업체간 할인공세가 사라지는 등 배짱영업.
청량음료도 예외가 아니어서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선거기간중 사이다만 하루 11만 상자정도 나가 평소보다 50∼60% 판매가 늘었다. 해태음료도 4월중 지난해보다 60%이상 공급물량이 늘었다고.
청량음료업계는 곧이어 여름철 성수기로 넘어가게 돼 올해 전체의 매출신장세에 기대가 대단.
생활용품선물세트는 아직도 크게 「먹히는」선거선물이라 럭키·태평양화학·애경산업등은 모두 평소매출의 5∼8배씩을 만들어 대느라 생산라인을 풀가동. 대개 2천∼3천원짜리의 보급형세트가 많이 나갔는데 어떤 후보는 한번에 2만5천세트를 주문,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인쇄업은 그리 큰 재미는 못봤다지만 4월 비수기가 성수기로 바뀌었고, 제지업계는 올 1·4분기동안 아트지는 42%, 백상지는 12%씩 지난해보다 판매가 늘어 재미를 봤다.
전매공사도 짭잘한 재미를 보았는데 4월들어 전국의 총담배판매량이 평소보다 4억 개비정도 늘었고, 특히 고급담배를 선물하지 않으면 오히려 욕을 먹는터라 88담배는 지방도시에서 심한 품귀현상을 보였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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