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 이종숙 이종영 10년만의 화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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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피아노 신수정·바이얼린 이종숙·첼로 이종영씨 등 한국의 정상급 연주가들이 22일 오후 7시30분 호암아트홀에서 트리오 연주회를 갖는다.
이들 세 연주가는 지난 79년 서울과 부산·대구·청주·대전 등 전국을 순회공연한지 10년만에 두 번째 트리오 연주무대를 마련했다. 세 사람은 해마다 함께 연주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신씨가 미국으로 떠나는 바람에 중단됐었다.
20여년 전 여고시절부터 함께 무대를 오르내리며 사귀어온 이들은 『연주할 때도 특히 호흡이 잘 맞지만 음악을 떠나서도 서로 마음이 잘 통하는 사이』라며 지난 10년간의 공백을 전혀 못 느낄 만큼 금세 조화를 이룰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다.
트리오의 대표적 작품인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제7번 작품97-대공』과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제1번 작품8』을 연주곡목으로 선정할 때도 세 사람이 단번에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내면적이고 연주에 충실하다는 이종숙씨, 호쾌하고 시원하게 연주한다는 이종영씨, 그리고 깊이 있는 피아노연주로 정평 있는 신수정씨는 각각 이 같은 특징 외에도 『이성과 감성의 균형을 갖췄다는 공통점을 가졌다』고 입을 모은다. 즉 「개성 속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트리오」라는 이야기다.
최근 한국에도 실내악 운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 매우 반갑다는 이들은 앞으로도 자주 트리오 연주회를 열겠다며 『특히 한국작곡가의 작품들도 많이 연주할 계획』이라고.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거쳐 비엔나국립아카데미와 피바디음대를 졸업한 신씨는 베토벤국제콩쿠르에 입상하고 KBS교향악단·NHK교향악단·홍콩필하머니·런던필하머니 등과 협연했다. 서울대 음대교수를 역임.
서울대 음대 재학 중 서독으로 유학을 떠나 아우크스부르크음악학교를 졸업한 이종숙씨는 서독 휄지시필하머니와 남서독 실내악단의 수석주자로 활약했다. 현재 서울대 교수.
서울대 음대·인디애나대·맨해턴음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종영씨는 이종숙씨의 친동생으로 포르투갈 모리스 아이젠베르크국제콩쿠르 입상, 뉴욕 아티스트 인터내셔녈 특별연주상 수상 등 입상경력이 화려하다. 서울대 음대 트리오·아메리칸 스트링 트리오 등 활발히 실내악 연주 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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