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18평창 문화올림픽] "한국 매력에 끌린 세계인이 다시 찾아오게 만들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평창 문화올림픽 김태욱 총감독
올림픽은 단순히 스포츠를 통한 경쟁을 넘어 문화·예술을 통해 세계인이 교류하는 ‘무대’로 발전하고 있다. 2018평창 문화올림픽의 총연출을 맡은 김태욱 감독은 “강원도를 찾은 모두가 문화올림픽을 통해 한국의 매력을 느끼고, 다시 찾아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화올림픽의 주제가 ‘영감(Inspiration)’이다.
“지난해 6월 총감독으로 위촉된 후 무작정 강원도로 떠났다. 수묵화 같은 산, 푸른 하늘, 솟구치는 파도를 보며 강원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다. 강원도에 오면 누구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행복함을 느끼고,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다른 영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2018평창 문화올림픽의 주제를 ‘Inspiration From 강원’으로 결정하게 됐다.”
개막축제의 콘셉트가 독특한데.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하는데, 굳이 문화올림픽 개막식을 따로 하는 데 고민이 있었다. 논의 끝에 일회성 행사가 아닌, 한국인이 만든 작품·음식·공연 등을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도록 잔치를 벌여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문화로 여는 잔칫날’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사람들이 모여 대화하고, 막걸리도 한잔 나누고, 음식도 해먹는 잔칫날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테마공연 ‘천년향’의 연출도 맡았다.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나.
“2018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선수·기자·관람객 등 수많은 사람이 강원도를 찾는다. 이들이 강원도의 겨울만을 보고, 느끼는 게 안타까웠다.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온전히 전달해 이들이 다시 강원도를 찾게 하고 싶었다. ‘천년향’은 대사가 없다. 한국말을 몰라도 극을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관람객은 바위·꽃 등의 가면을 쓰고 입장하는데, 각자가 자연의 한 요소로서 상호작용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객석과 무대의 구분 없이 관람객 바로 옆에서 다양한 퍼포먼스가 진행돼 극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문화올림픽이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흔히 ‘올림픽 유산(legacy)’이란 표현을 쓴다. 올림픽 후 경기장·운동 설비 등 유형(有形)의 자산도 남지만, 문화 올림픽이 만들 무형의 ‘유산’도 분명히 있다. 예컨대 테마공연 ‘천년향’도 상설 공연장이 운영될 수 있고, 경포해변에 설치될 대형 전시물도 불탄 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철제 골격을 또 다른 작품으로 남길 수 있다. 프로그램 부제에 ‘2018’이란 이름을 붙인 이유도 ‘2019’ ‘2020’처럼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자체와 문화기관, 그리고 국민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문화올림픽을 찾는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문화올림픽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다. 이들이 한국의 문화와 인간미에 반해 다시 한국을 찾아 오게 하는 것이 문화올림픽의 큰 목표다. 외국인은 화려한 무대나 콘텐트보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나라 국민이 함께 즐기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더 인상 깊게 기억한다. 관람객이 아닌 참여자로, 때로는 주인공으로 현장에서 함께 즐겨주면 좋겠다.”

박정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