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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미투’에 동참…여야, "성역 없는 수사" 촉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 내부의 성추행 피해 경험을 주장한 서지현 검사의 폭로가 정치권의 '미투(Me too)' 지지 움직임으로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번을 썼다가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며 "사실은 #MeToo"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미투(#MeToo) 운동은 '나도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SNS에 해시태그(#)를 붙여 고발하는 캠페인의 일종으로 미국 등 서구 여러 국가에서 확산하고 있다. 서 검사도 검찰 내부 전산망에 올린 글 말미에 ‘#Me Too, #검찰인사제도, #검찰 내 성폭력’이라고 해시태그를 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 의원은 "페북 창을 열어 가득 메우고도 핸드폰 노트페이지에 다시 옮겨다 놓고 아직도 망설인다"며 "변호사였을 때도 못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임시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다들 그런 경험이 있지 않냐는 생각에서 올린 글"이라고 말했다. "더 공개할 내용이 있는지" 묻자 "많은 분이 '언제' '어떻게' 그런 부분만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서 검사와의) 연대 의사 표시, 감정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 검사의 폭로를 언급하며 "검사는 계속 뒤집어진 꽃게일까"라는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꽃게는 한번 뒤집어지면 복원이 힘들어서 이는 죽음을 뜻한다"며 검찰의 조직 문화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빈센트 반 고흐의 '두마리의 꽃게' 사진. [박영선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빈센트 반 고흐의 '두마리의 꽃게' 사진. [박영선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 의원은 2012년부터 2014년 5월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던 시기를 언급하며 "왜 당시 법무부 장관은 그(안태근) 검사를 주요 요직에 계속 발령 냈었는지 의문을 갖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시기는 권재진 전 장관(2011년 8월~2013년 2월)과 황교안 전 장관(2013년 3월~2015년 5월)의 재임 기간이다.

이날 여야는 서 검사의 성추행 피해 의혹에 대한 조사를 검찰에 촉구했다. 검사 출신인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성추행 사건 자체뿐 아니라 당시 검찰 수뇌부가 부당한 인사 불이익을 주거나 사건 은폐를 시도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조용범 부대변인은 "서 검사의 용기 있는 '미투'에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며 "검찰 개혁의 근원적인 접근이 더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검찰 내부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와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소속 의원이 의혹에 관여돼 있는 자유한국당은 이 사건과 관련한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국당 최교일 의원은 서 검사가 폭로한 사건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으며 그가 당시 성추행 사건을 덮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서 검사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이고 문제의 상갓집에도 가지 않았다"며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사건을 어떻게 무마했다고 하는지 답답하다"고 주장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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