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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방차 물 안 나온 의혹 … 블랙박스 공개 않는 소방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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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6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때 소방차는 신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신속히 대응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맨 처음 도착한 소방차가 바로 물을 뿌렸느냐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초기 진화 작업 지연 의혹이다. 소방 당국이 해명에 나섰지만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물 뿌리는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소방대의 교신 내용도 궁금증을 풀 증거가 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없다고 했다.

일부 목격자 “5~10분 물 안 나와” #서장 “오해” 해명하며 “공개 곤란” #먼저 온 대원 교신 내용도 “없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방수(물뿌리기)는 도착 즉시 개시됐다”고 재차 주장했다. 25일 오전 7시32분 화재 신고를 받고 3분 만에 출동한 선착대가 곧바로 소방용수를 뿌리지 않고 10여 분을 지체했다는 목격담에 대한 해명이었다.

앞서 화재 직후 일부 목격자는 “물뿌리기 준비가 다 된 상태에서 5분 내지 10분 동안 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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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서장은 의혹이 제기된 직후인 27일 “먼저 출동했던 가곡119안전센터 소방차가 (도착하자마자) 물을 뿌렸는데 탱크에 든 2000L의 물을 다 쓰고 후발대로부터 급수를 하는 과정에서 방수가 잠시 중단됐고 이를 본 시민들이 오해한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엔 두 번째로 도착한 소방차의 전면 블랙박스 영상을 언론에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엔 두 번째 차가 도착하고 2분46초 정도가 지난 후 소방호스 압력이 차면서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을 하려는 장면이 찍혀 있다. 하지만 이 영상으론 처음 도착한 소방차에서 물이 바로 뿌려졌는지는 알 수 없다. “선착대가 정상적으로 물을 뿌렸는지 확인할 수 있는 영상도 있느냐”는 질문에 “영상을 확보하든지, 당시 진압대원의 자필확인서를 받든지 증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당시 무전 교신 내용 자료를 받아서 내일 공개하겠다”고 했다.

최 서장은 28일 브리핑에서 “블랙박스 영상이 있다”면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소방 차량에 영상장치를 설치하는 목적은 소방활동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고 시민의 신상정보도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무전 교신 기록에 대해선 소방차 도착 시각이나 진입 경로, 소방용수 사용 등을 본부와 교신하지 않아 기록이 없다고 했다.

밀양=김정석·홍지유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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