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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대한민국 실현" 업무보고 사흘 만에 밀양 37명 숨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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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안전 대한민국 실현" 업무보고 사흘만에 참사… 밀양사고 범정부현장지원단 가동

지난 23일 행정안전부와 소방청·경찰청 등 6개 부처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재난·재해 대응분야 업무보고’를 했다. 충북 제천 복합상가 건물 화재사고 등 대형 재난·사고가 반복하면서 국민의 불안과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현장을 방문해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현장을 방문해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각 부처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재난·재해대책을 마련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 사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사고와 직결되는 법·제도·인프라를 개선하고 신고·점검·단속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안부 등 6개 부처, 화재사고 직후 30여 명 현장 파견 수습지원 #문재인 대통령 "상시 대응 가능한 시스템 만들겠다"는 발표 무색 #이낙연 국무총리·김부겸 행안부 장관 현장 도착, 참사수습 당부

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재난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재난 상황 공유·전파체계 개선, 현장 중심의 실전형 교육·훈련 강화, 현장 수습·복구 지원체계 개선, 재난대응 인프라 확충 등 재난대응분야 4대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사흘 만인 26일 경남 밀양에서 대형참사가 발생, 정부 대책이 무색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밀양화재사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밀양화재사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화재사고 직후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제천 화재가 발생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화재가 진압됐지만, 사망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화재 원인을 정확히 조사하고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라”며 “사망원인을 신속히 파악해 가족이 혼란스럽지 않게 하고 환자를 이송한 병원에서도 장비 지원에 어려움이 없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밀양병원 화재사건으로 문재인대통령이 26일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긴급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밀양병원 화재사건으로 문재인대통령이 26일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긴급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청와대는 사고가 발생하자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하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상황을 지휘했다. 청와대는 수습 등 진행 과정을 지켜보며 문 대통령의 현지 방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직후 행정안전부와 복지부·국토부·고용부·소방청·경찰청 등 6개 부처는 범정부현장지원단을 가동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보고를 받은 뒤 헬기로 현장으로 이동, 구조현장을 지휘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장관은 “제천 화재사고에 이어 또다시 밀양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명피해가 난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행정역량을 총동원해 부상자 치료 등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재난과 사고에 대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제천 화재 참사와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등 잇따라 발생한 대형 참사가 대통령의 책임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도 했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이 현장 상황실에서 세종병원 화재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이 현장 상황실에서 세종병원 화재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행안부 등 6개 정부 부처는 장·차관과 당·청 인사, 민간 전문가 등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보고를 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전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30여 명으로 구성된 범정부현장대응지원단은 현장감식과 의료·장례 및 구호 지원, 소방협업 등으로 나눠 현장수습을 진행 중이다. 14개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는 부상자 지원을 위해 의료진 추가파견도 검토 중이다. 사상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전담 공무원을 배치, 의료와 장례절차 등을 지원키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경남 밀양시청 상황실에서 세종병원 화재 참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김부겸 행안부 장관.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경남 밀양시청 상황실에서 세종병원 화재 참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김부겸 행안부 장관.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화재 및 사망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한 뒤 재발방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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