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謀)가 연출하는 8분짜리 공연이 펼쳐진다. ‘베이징 8분’이란 이름의 이 공연은 올림픽 폐막식때마다 차기 개최지를 소개하는 관행에 따른 것이다.
장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을 총감독한 경력이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서 장 감독은 종이ㆍ인쇄ㆍ자기ㆍ나침반 등 중국의 발명품을 만리장성ㆍ병마용ㆍ실크로드 등과 함께 웅장하게 형상화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번 평창 공연의 내용은 사못 달라질 전망이다. 장 감독은 “지금의 중국은 10년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중국 5000년 역사는 이미 지난 올림픽에서 얘기했기 때문에 평창에서는 예술 본연의 요소를 담아 당대 중국의 새로운 기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공연은 첨단 기술과 전통 연희의 결합이 될 것”이라며 “동계올림픽에 맞춰 스케이팅과 스키 등 겨울 스포츠를 소재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을 위해 장 감독은 베이징 북부의 창핑(昌平)구에서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과 똑같은 규모의 모형 무대를 만들어놓고 맹훈련중이다. 공교롭게도 창핑은 ‘평창’이란 지명을 반대로 한 것과 한자가 같다.
장 감독은 지난해 10월 평창 현지를 방문해 스타디움 시설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공연의 최대 난관은 평창의 강추위”라며 “출연자의 건강 유지는 물론 공연 기자재들이 혹한에 견딜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나사, 전선까지 모든 장비를 중국에서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