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수입 늦춰질 듯… 미국서 '광우병 감염 소' 추가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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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에서 광우병(BSE)에 감염된 소가 추가로 발견돼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가 늦어지게 됐다. 특히 광우병에 걸린 소가 19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것으로 판명되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다시 금지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14일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사육된 소가 광우병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미국 농무부가 통보해 와 국내 실무진의 미국 도축장 현장조사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3년 12월 중단했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4월 초부터 다시 하기 위해 19일부터 4월 1일까지 마지막 절차인 미국 도축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할 예정이었다.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감염 소의 출생 시기가 98년 4월 이전이냐, 이후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위생조건에서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98년 4월부터 광우병의 원인인 동물성 단백질 사료를 소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했으며, 따라서 98년 4월 이후 태어난 소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정부는 감염 소가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것으로 밝혀지면 현장조사를 하지 않고 곧바로 수입 재개 방침을 철회할 계획이다. 광우병 감염 소가 98년 4월 이전에 태어났으면 발병과 관계없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대상이 태어난 지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나온 살코기이기 때문에 98년 4월 이전에 태어난 소가 광우병에 걸려도 쇠고기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에도 감염 소 발견으로 현장조사가 늦어지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최소 1개월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시점이 4월 말이나 5월 초로 미뤄질 것이라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미국 농무부가 치아 감별을 한 결과 감염 소의 나이가 10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했지만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나이를 파악하기 전까지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감염 소의 나이는 17일께 판명될 전망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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