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회 … 세계 최장기 기록 '수요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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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벌여온 '수요시위'가 15일로 700회를 맞았다.

15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 시위는 전 세계 최장기 시위 기록이다.

수요시위를 주관해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서울에서의 700번째 시위를 기념해 15일 도쿄.베를린.뉴욕 등 7개국 15개 도시에서 동시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 시민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행동네트워크'가 일본 집회를 주도하며 국내에서는 48개 시민 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여한다.

시민단체와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일본 정부의 신속한 사죄와 배상을 재차 요구할 예정이다. 또한 고이즈미 일본 총리 앞으로 "위안부 피해자 관련 문서를 공개하고 법적인 책임을 다하라"는 요지의 서한을 작성해 일본 시민단체를 통해 전달키로 했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전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됐다.

강주혜 정대협 국장은 "2002년 세계 기네스북협회에서 연락이 와 수요시위가 세계 최장기 집회인 줄 알게 됐다"며 "일본의 묵묵부답에도 불구하고 여든 살을 넘긴 할머니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협 신혜수 공동대표는 "수요 시위가 국제사회에 일본의 범죄 사실을 알리는 한편 유엔 상임이사국을 꿈꾸는 일본에 큰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수요시위 초기 230명이던 위안부 할머니들은 그동안 105명이 세상을 떠나 현재는 125명만이 생존해 있다.

문경란 여성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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