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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기업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67호 04면

독일 기업과 30년째 일하고 있는 대표님이 사무실을 리모델링했다며 초대를 했습니다. 맨 처음 보여주는 게 직원 휴게실입니다.

editor’s letter

“외국 다니면서 본 라운지들을 벤치마킹했어요. 테이블과 업무용 책상은 모두 스웨덴산 자작나무로 맞춰서 만들었지요.”

“맥주도 쌓여 있네요? 독일 맥주인가봐요?”

“네. 생수도 독일제에요. 독일 와인도 있고, 다 무료로 제공해요.”

“음,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아유, 돈 벌어오는 사람들인데, 잘 해줘야죠. 그래야 힘이 나서 더 열심히 일하죠.”

“왠지 표정들이 밝은 것 같아요.”

“저희 회사는 야근이 없어요. 8시간 정확히 지키라고 해요. 야근하면 사유서 받아요. 회식은 없앴어요. 직원들이 하자고 하면 하죠. 임신하고 출산한 직원들이 많아서요. 사장은 직원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제가 해줄 건 최대한 해주고 대신 성과를 요구하죠. 그게 공평한 거 아닌가요. 독일 사람들과 일하며 배운 게 이겁니다.”

“이런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어요?”

“평사원일땐 생각만 하다가 사장된 다음부터 하나씩 실천하려 하고 있지요. 위암 수술 후에는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 생각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려 하고 있어요.”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으신 건데요?”

“가족 같은 회사요. 사장이 그렇게 말하는 회사가 아니라 직원들이 그렇다고 말하는 회사요. 회사에 가고 싶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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