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남자’ 양정철 “(2선 후퇴) 바뀔 이유 없어”…책 판매 날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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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통하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7일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대통령과 연관되는 상징성이랄까, 상관관계 같은 것이 너무 커서 제가 더 조심스럽다”며 “지금으로서는 지난번에 제가 한 선택이 바뀌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와 일본을 거쳐 미국에 머물던 양 전 비서관은 자신의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출간을 기념해 이날 오전 귀국했고, 이른 시간이었지만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전 비서관이 말한 ‘지난번 선택’이란 문 대통령 취임 엿새 만인 지난해 5월 16일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2선 후퇴’를 선언한 걸 말한다. 그렇게 물러나기 전날 밤 청와대에서 그를 만난 문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날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6·13 지방선거 역할론과 관련해선 “제가 직접 나설 일은 단언컨대 없다”면서도 “다만 어떤 분이 우리 당(더불어민주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되고 나면 부분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과 관련해 “미안한 얘기지만, 한편으로 큰 부담이었다”고 책에 적은 것과 관련해선 “대선 때의 원론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대선 경선 때 너무 열기가 끌어오르다 보니까 같은 당 안의 우리 식구들을 향해서도 과도한 공격이 있지 않았느냐”며 “그게 우리 당뿐만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보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발달해 있는 우리 사회의 SNS적(的) 병리현상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오른쪽)이 2011년 7월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오른쪽)이 2011년 7월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양 전 비서관은 “책 출간 때문에 잠깐 들어왔고, 적절한 시점을 잡아 다시 (외국으로) 나갈 생각”이라면서도 출국행 비행기표는 아직 끊지 않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을 만날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굳이 안 봐도 이심전심”이라고 답했다.

『세상을 바꾸는 언어』는 이날 서점에 배포됐다. 출판사(메디치미디어) 관계자는 “1쇄와 2쇄를 합해 8000부를 인쇄했는데 6000부가 이미 나갔고, 나머지도 증정·홍보·재고용으로 거의 다 쓰였다”며 “곧 3쇄를 찍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1월 30일과 2월 6일 두 차례 열리는 북 콘서트에는 양 전 비서관뿐 아니라 방송인 김미화·김어준, 작곡가 김형석 등이 참여한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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