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MB는 돈에 결벽증 있어…자꾸 이러면 전쟁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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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8일 서울 은평구 구산동 자택에서 개헌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8일 서울 은평구 구산동 자택에서 개헌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17일 오전 구속된 가운데, 앞서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 대표는 16일 오후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두 번에 걸쳐 4억을 받은 혐의와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5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봤을 때 (수사가) 석연치 않다"며 "김 전 비서관이 어디 전화해서 돈 달라고 할 사람이 아니라고 저희들은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직 결말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김 전 비서관이 돈을 받았다는 2008년 5월이면 MB 취임하고 한두 달도 안 됐을 때"라며 "상식적으로 그때 김 기획관이 김성호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돈을 달라고 할 시스템도 아니고 두 사람이 잘 모르는 사이인데 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그 건만 아니라 지금 이명박 대통령을 표적으로 해 놓고 기획수사를 해서 결국은 정치보복으로 가는 건데 그게 댓글하다 안 되니까 다스 건드리고 다스 건드려도 또 딱 떨어지지 않으니까 국정원 건드리고. 이 과정이 좀 석연치 않다. 밖에서 볼 때는"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자금을 요청한 사실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청와대 대통령 특활비도 있는데 청와대가 왜 국정원 돈 갖다 쓰겠습니까? 다 기관은 그 기관 운영 특활비가 따로 있다"며 부인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이 돈 문제에 대해 결벽증이 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한 번 들었다. 제가 취임 전 2년 동안 외국 나가있다가 들어와 특임장관 할 때 (MB가) '청와대의 운영은 청와대 돈으로 해야지 일체 어떤 외부로부터 돈 받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건 한 번 들었다. 아마 대통령이 그런 데 대해서 결벽증이 있을 거다. 돈 이런 문제는"이라고 말했다.

15일 이 전 대통령 측 20여 명이 3시간 가량 진행한 긴급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건 (과거)  청와대 참모들끼리 모이는 거니까 저는 가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모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면대응을 주장하는 파와 기다려보자는 파가 나눠서 토론을 하지 않았겠나'라고 추정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이 홍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이 홍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가능한 '정면대응' 시나리오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일을 폭로하면서 '전쟁'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5년 동안 일을 했는데 지난 정권에 대한 일을 한두 가지를 알고 있겠느냐"며 "국민 화합과 통합을 위해 덮어 놓은 것도 있을텐데, 이 정권이 이 전 대통령을 잡아가려고 자꾸 그런 것을 만들어내고 언론과 검찰을 동원하면 전전 정권과 전전전 정권의 싸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 소유 회사로 의심 받는 '다스'에 대해 "형님 회사니까 인간적으로 서로 관계가 있을 수 있지만 소유 문제는 분명하다"며 "이전 검찰에서도 몇 차례 조사와 특검도 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실제 소유에 관계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가 최근 들어 상당히 많이 맡은 것에 대해서도 "조카가 똑똑하면 회사의 일을 맡길 수도 있는 것"이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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