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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대장암 3기가 돼 돌아왔다" 춘천소년원 고통 호소 10대 방치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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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소년원 전경, 대장암 판정을 받은 이 모 군. [사진 연합뉴스, 이 모 씨 페이스북]

춘천소년원 전경, 대장암 판정을 받은 이 모 군. [사진 연합뉴스, 이 모 씨 페이스북]

춘천소년원이 대장암에 걸린 10대 청소년을 수개월 동안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페이스북 등 SNS에는 18살 이 모 군의 아버지 이 모 씨가 자신의 실명과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게재한 사연이 1만 건 가까운 공감을 받으며 퍼지고 있다.

사연에 따르면 18살 이 군은 지난해 10월 130여 일 동안 춘천소년원 생활을 마치고 나온 직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이 군은 지난 7월 초부터 복부의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혈변까지 나오기 시작했고 몸무게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런 이유로 소년원에서 31차례에 걸쳐 의무과 진료를 받으면서 고통을 호소했지만, 변비약과 진통제만 처방받았다는게 이 군의 주장이다.

외부 진료는 몸무게가 40kg 가까이 줄었을 때 춘천 시내 내과에서 단 한 차례 이뤄졌고 외부 진료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모 군의 아버지 이 모 씨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 일부. [사진 이 모 씨 페이스북]

이 모 군의 아버지 이 모 씨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 일부. [사진 이 모 씨 페이스북]

이 군의 아버지 이 씨는 "아들이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연락을 안 하고 있다가 더 못 참겠다며 9월 초 연락을 해왔다. 바로 담임 선생님께 애가 많이 아파하니 꼭 외부 병원에서 진찰해달라고 부탁드렸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들은 식사도 못하고 한달에 변을 한두번 밖에 하지 못하고 몸무게가 30kg이 준 상황에 이르러서야 9월 말 춘천에 있는 조그마한 내과에서 피검사와 엑스레이를 찍게 해줬다. 하지만 담임선생님은 검사 결과 이상이 없고 배에 가스가 차서 아픈 것이라며 지어준 약이나 먹으라더라"고 호소했다.

이 씨는 "아들은 결국 몸무게가 40kg이나 줄었고, 10월 말에 기간을 채우고 소년원을 나왔다. 그리고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해본 결과 대장암 3기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전이된 부위가 너무 커서 수술해도 1년도 살지못한다고 했는데 수술 경과가 좋아 앞으로 항암주사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2년정도만 더 살 수 있다고 한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라며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춘천소년원 측은 10대의 경우 대장암 발병이 흔치 않은 데다 이 군이 당시에는 큰 고통을 호소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ytn에 따르면, 당초 이 군이 국민신문고에 항의 글을 올렸을 당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서면 답변을 했던 법무부는 해당 내용이 SNS에 퍼지면서 이 군 아버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소년원을 상대로 감찰에 착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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