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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 복제 내가 안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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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 최초의 체세포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주인공으로 알려진 영국 에든버러 대학의 이안 윌머트(사진) 교수가 "나는 돌리를 복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더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윌머트 교수는 돌리건과는 별도의 연구와 관련, 인도 출신 연구원 프림 싱 박사를 괴롭히고 그의 아이디어를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현재 영국 노동심판소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근 법정에서 이같이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윌머트는 "나는 전체 프로젝트를 조정하고 감독했을 뿐 돌리 복제와 직접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거나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돌리 복제 공로의 3분의 2는 네이처 논문의 공동 저자인 키스 캠벨 교수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윌머트는 1996년 6월 5일 태어난 돌리의 탄생 과정이 담긴 논문이 97년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리면서 세계 생명공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캠벨 교수는 네이처에 논문이 실리고 난 뒤 윌머트 교수가 집중 조명을 받자 이에 불만을 느껴 로살린연구소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돌리 연구팀 소속이었던 빌 리치와 카렌 미콕 연구원도 자신들이 대부분의 실험을 도맡아 했는데도 논문 저자 명단에 자신들은 빠졌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리치 연구원은 "윌머트는 캠벨이 3분의 2를 했고, 나머지 3분의 1의 연구는 자신이 한 것처럼 말하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돌리는 노화가 빨리 진행돼 태어난 지 6년 만인 2003년 2월 폐질환으로 죽었으며, 지금은 박제상태로 에든버러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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