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VIP의 뜻이라며 이미경 퇴진 요구했었다"

손경식 CJ 회장 "박 전 대통령이 이미경 퇴진 요구한 것으로 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뒤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CJ그룹의 손경식 회장이 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 출석해 조원동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 수석비서관으로부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 받았다고 증언했다.

손 회장은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2013년 7월 4일에 만난 조원동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이 'VIP(대통령)의 뜻이니 이 부회장을 경영에서 손 떼게 하십시오'라는 말을 했느냐"라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조원동 전 수석이 VIP가 누구라고 지칭하지 않았지만 당연히 박 전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손 회장은 "내심 싫다고 하고 싶었지만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생각했을 때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조 전 수석도 이날 같은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박 전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에게 "2013년 7월 4일 박 전 대통령이 'CJ그룹이 걱정된다. 손경식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