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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희양 집앞에 놓인 과자와 메모 한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준희양 사건’ 현장검증이 이뤄진 4일 오전 준희(5.생존 당시)양이 살았던 전북 완주 봉동읍 한 아파트 현관에 메모가 붙은 과자가 놓여 있다.

 고준희(5)양 시신 유기 현장검증이 이뤄진 4일 오전 준희양이 살았던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아파트 앞에 메모가 붙은 과자가 놓여 있다.

고준희(5)양 시신 유기 현장검증이 이뤄진 4일 오전 준희양이 살았던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아파트 앞에 메모가 붙은 과자가 놓여 있다.

준희양 이모가 붙인 메모에는 ‘준희야 이모가 꺼내주지 못해 미안해. 미안해. 하늘에선 괴롭고 외로운거, 아프고 무서운 거 그런 거 없이. 편안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길 기도하고. 또 기도할게’라고 적혀 있다.

준희양은 지난해 12월 29일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서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기된 지 8개월 만이다. 준희양의 시신을 산속에 암매장한 범인은 "(지난해) 11월 18일 집에서 아이가 사라졌다"고 경찰을 속여 온 친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씨, 이씨의 어머니 김모(62)씨 등 3명이다. 내연녀 이씨는 사체 유기 현장에는 없었지만 준희양이 숨진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준희양의 친부가 4일 전북 군산시 내초동 한 야산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준희 양의 시신을 묻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준희양의 친부가 4일 전북 군산시 내초동 한 야산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준희 양의 시신을 묻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해 말 사체유기 혐의로 고씨 등 3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준희양이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죽었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고씨 등 3명이 "준희가 죽어서 산에 묻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작 준희양이 죽게 된 경위에 대해선 서로 진술이 엇갈리거나 아예 ‘모르쇠’로 일관해서다.

경찰은 준희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아버지 고씨에게 네 가지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고씨는 아동학대치사와 시신 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영유아 보육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월부터 준희양을 폭행했다고 진술한 고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고씨는 준희양을 30㎝ 철자로 때렸고 발목을 수차례 밟아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혔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경찰은 고씨에게 이러한 혐의를 적용해 5일 범행에 가담한 내연녀 이씨·김씨와 함께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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