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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대표 "6자회담 불필요"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6자회담 무용론을 강력하게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은 6자회담이 이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차기 회담 개최 일정 등을 협의하기 위한 접촉에 나서고 있다.

윤영관(尹永寬)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부터 7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을 만나 차기 6자회담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尹장관은 미국 방문 때 베이징(北京) 6자회담 당시 북.미 양자대화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의 대북 제안 수정 여부를 협의하는 등 이른 시일 내에 차기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북한 설득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케우치 유키오(竹內行夫)일본 외무차관도 오는 4~5일 미국을 방문,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등을 만나 차기 6자회담 대책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3국은 특히 이달 중 도쿄(東京)에서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 또는 북핵 정책협의회를 열어 3국의 대북 제안 수정 방안 등에 대한 세부 조율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북한은 6자회담의 후속 회담에 관심과 기대가 없다고 이번 회담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이 지난달 30일 밝혔다.

6자회담을 끝내고 귀국길에 오른 북한 대표단은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이런 종류의 회담은 필요가 없다"며 "미국이 우리 나라(북한)를 무장 해제하기를 원한다는 점이 명백해진 만큼 우리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회견에서 "우리로 하여금 자주권을 고수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로서 핵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른 회담 참가국은 후속 회담 개최에 합의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 국무부는 회담 직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기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중국은 "당사국들이 많은 문제에 인식을 함께 했다"고 밝혔고 일본.러시아 정부와 언론들은 후속 회담 합의 사실을 성과로 평가했다.
워싱턴.베이징.서울=이효준.유광종 특joon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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