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희뿌연 도심 하늘 매연보다 습도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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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기오염물질은 대부분 자동차에서 나옵니다. 환경부도, 시민단체도 자동차 매연만 줄이면 서울 남산타워에서 인천 앞바다가 보일 것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몰랐던 복병이 있었습니다. 공기 중 습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대기오염을 줄이더라도 습도가 높다면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8일 국립환경과학원은 습도 60%인 경우에 오염도가 50% 낮아지면 서울의 시정거리는 세 배로 늘어나고 서울 시내 어느 쪽을 바라보더라도 웬만한 곳은 다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반면 습도가 95%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오염물질을 절반으로 줄여도 시정거리는 크게 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50% 정도 늘어납니다.

연구팀은 비나 안개 때문에 습도가 높아지면 미세한 물방울 속에 오염물질 입자들이 녹아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수분에 녹은 오염물질이 빛을 더 많이 흡수.산란시키기 때문에 뿌옇고 답답한 하늘을 만듭니다.

더욱이 태양의 고도가 낮은 오전 7~10시 출근시간에는 시정거리가 짧아져 더 답답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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