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실] 9. 중학생이 된 뒤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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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순이 부산 유락여중 교사

중학교 시기에는 1차적인 진로의 선택이 이루어진다. 자신의 재능을 구체화.현실화하게 된다. 장래희망도 제법 뚜렷해져 어떤 일을 통하여 생활의 의미를 찾을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공부에 대한 중압감이 커지는 것도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생각이 깊어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른이 되면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

"한의사가 되고 싶어요." "경찰관요, 심리학자……."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런 꿈을 갖지 않은 사람보다 특별히 더 노력하고 있는 게 뭐지? 한의사가 되려는 사람은 경찰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과는 다른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는 친구들이라면 지금부터 나만을 위한 맞춤형 독서 계획을 세워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하여, 어떤 일을 하기 위하여 특별히 해야 할 일은 참 많지만 그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또 미래를 구체화하기 위한 좋은 안내자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러 가지 일의 출발점은 바로 독서인 것이다.

미래는 자신들의 우상을 통해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공책을 한 권 사서 내가 하고 싶은 일(50가지쯤)을 우선순위를 매겨가며 적고, 그 일과 관련된 나의 우상을 적어 보자. 그리고 나의 우상이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렀는지 분석하고, 그에 관한 책을 찾아 그가 갈등에 대처하는 방식, 남과 더불어 사는 방식,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대로 따라 살아 보자. 시대가 달라졌다고 사는 방식이나 태도까지 달라지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그가 한 일, 내가 하고 싶은 일과 관계 있는 책을 찾아 보자. 그래서 나만의 꿈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자. 혼자서 하기 어려우면 친구나 부모님.선생님께 손을 내밀자. 그리고 공공도서관이나 서점으로 가자. 그곳엔 답답함을 풀어주는 답이 있다. 이만하면 되겠지 하고 교만해질 때도 공공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자. 빼곡하게 들어앉은 책 중에서 내가 읽어서 기억하고 있는 책은 얼마나 되는지 목록을 만들어 보자. 그렇게 자신을 가다듬으면 꿈이 나를 향하여 걸어오게 되는 것이다.

새 학기,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교과서를 훑어보고 관련된 도서 목록을 발췌하여 작가와 작품을 기억해 두자. 한발 앞서 책읽기의 맛을 보자. 조금 알면 더 깊이 더 많이 알아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게 된다. 맛을 보면 달게 먹고 싶은 법이니까. 이렇게 한 학기를 지내고 나면 곧 충분히 읽고 메모해 두는 한발 앞선 교과 독서에 다가서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자신감 넘치는 수업 시간을 위해 얼마나 든든한 밑천인가? 만능열쇠를 갖고 잠긴 문 앞에 서 있는 열쇠장수처럼 말이다.

민순이 부산 유락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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