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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이브 평양 방문 포착되자 "김정은 요격하면 어쩔려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미 우주방공사령부 산타 트래커가 포착한 산타 평양 방문.[NORAD]

북미 우주방공사령부 산타 트래커가 포착한 산타 평양 방문.[NORAD]

산타클로스는 지난 크리스마스이브에 북한에도 갔을까. 북한 어린이들은 산타클로스는 물론 예수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의 의미도 알지 못하는 데도 말이다.

NORAD 산타 트래커, 24일 자정께 평양 방문 표시 #네티즌들 SNS "북한이 추적해 요격할 것" 우려 #트럼프, 멜라니아와 어린이들과 산타 전화 봉사 #"번영 누리고 있으니 이제 나라의 평화 바란다"

구글 산타 트래커에 표시된 산타의 평양 방문[구글]

구글 산타 트래커에 표시된 산타의 평양 방문[구글]

적어도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산타 실시간 추적 사이트(www.noradsanta.org)에 따르면 산타클로스는 24일 밤 자정 무렵 한국의 서울을 거쳐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날짜변경선에 따라 시간대가 빠른 아시아 어린이들에게 먼저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을 하기 위해 일본→한국→북한의 평양을 거쳐 중국 선양을 향해 날아간 것으로 추적됐다. 인터넷 포털 구글이 운영한 산타 트래커도 평양에도 선물 배달을 마친 것으로 표시했다.

하지만 산타의 평양 방문은 산타 트래커를 지켜보던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김정은 정권이 북한 상공에서 선물을 가득 실은 산타클로스의 썰매를 요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캘빈은 트위터에 “북한도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처럼 산타를 추적하고 있다”고 적었고, 일부는 북한이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 산타 추적시스템을 해킹해 산타 할아버지에 대해 격추 시도를 할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산타가 북한과 함께 이란, 시리아, 예멘, 차드, 베네수엘라 등 미국 입국이 금지된 국가를 방문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산타 미국 방문을 금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글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시간대에 따라 크리스마스이브가 가장 늦게 끝나는 미국이 산타의 마지막 방문지이기 때문이다. 이번 산타 추적시스템 상의 북한 방문은 산타가 얼마나 박애주의적인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선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북한은 종교 행사를 금지하고 있어 크리스마스를 별도로 기념하지 않는다. 스무살까지 평양에 살았던 북한 탈북자인 강지민(31)씨는 “산타는 물론 크리스마스가 뭔지를 알지도 못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대신 북한 김일성의 첫 번째 부인이자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생일이 12월 24일을 기념한다고 한다. 올해는 김정숙 100회 생일을 맞아 중앙보고 대회를 열고 100돌 기념주화를 발행하는 등 대규모 선전 행사를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24일 휴가지인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어린이들과 산타 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 뭔지 통화하고 있다.[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24일 휴가지인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어린이들과 산타 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 뭔지 통화하고 있다.[백악관]

NORAD의 산타 추적은 매년 12월 24일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다. 1955년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Sears)가 "산타 할아버지에게 직접 전화를 하세요!”라는 광고 전단에 NORAD 지휘통제실 전화번호를 잘못 적어낸 게 계기였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실시간 위치를 표시하는 것 뿐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이 세계 어린의들의 전화를 직접 받아 응대해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도 휴가지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전화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에서 전화를 걸어온 라이언(5)이 "선물 대신 할머니가 병원에서 빨리 나오길 바란다"고 하자 "장난감 선물이나 다른 뭔가를 바라는 것보다 훨씬 좋은 일"이라며 "네 할머니 곧 좋아질 거야"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번영을 누리고 있으니 이제는 나라에 평화가 깃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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