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GDP 2.8% 늘었지만 온실가스는 0.2%만 증가

중앙일보

입력

충남 당진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배출되고 있다. 흰 연기 속에는 수증기와 함께 온실가스도 들어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충남 당진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배출되고 있다. 흰 연기 속에는 수증기와 함께 온실가스도 들어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지난 2015년 국내총생산(GDP)은 2.8% 늘었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0.2%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상황이 2012년 이후 4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무조정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센터장 김용건, 이하 온실가스정보센터)는 국가 온실가스 통계관리위원회의에서 진행한 서면 심의를 통해 2015년도 국가 온실가스 통계가 확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온실가스정보센터 2015년 통계 확정 #6억9020만t 배출…4년째 제자리 걸음 #2012년 이후 GDP 11.8% 증가해도 #온실가스는 1.2% 늘어나는 데 그쳐 #일부에서는 '탈동조화' 가능성 제기

2015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CO2)로 환산했을 때 모두 6억9020만t을 배출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는 2014년보다 100만t(0.2%) 증가한 규모다.

[자료: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자료: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온실가스정보센터 측은 "2014년에 비해 2015년 유가가 47% 하락했고, 교통량이 증가한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신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시행되면서 배출량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14년과 2015년을 비교했을 때, GDP가 2.8% 늘어났는데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GDP 10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471t으로 2014년 대비 2.6% 감소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야별로 보면 에너지 분야가 6억100만t으로 전체의 87.1%, 산업공정은 5229만t으로 7.6%, 농업 분야는 2060만t으로 3%, 폐기물 분야 1640만t으로 2.4%를 차지했다.
에너지 분야는 2014년 대비 0.6% 증가했으며, 폐기물 분야는 6.4% 증가했다. 산업공정은 5.5%, 농업 분야는 1.2% 줄었다.
이와 함께 산림에 의해 흡수된 양도 4440만t으로 추산돼 국내 전체 순 배출량은 6억4580만t으로 집계됐다.

2011년과 2015년을 비교하면 4년 동안 GDP는 11.8% 증가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같은 기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5년 배출량은 지난 2013년 배출량 6억9520만t보다 작았다.
이에 따라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 추세는 지난 2009년 이명박 대통령 정부 때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와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LULUCF(Land Use, Land Use Change and Forest)는 토지이용과 토지이용 변화 및 임업분야 [자료: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LULUCF(Land Use, Land Use Change and Forest)는 토지이용과 토지이용 변화 및 임업분야 [자료: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당시 정부는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business as usual, 감축 노력 없을 때 예상되는 배출량)의 30%를 줄이는 감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2014년 무렵 정점(peak)을 지나 감소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비례하지 않는 이른바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자리를 잡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내놓고 있다.

온실가스정보센터 최형욱 연구관은 "정부의 에너지정책, 미세먼지 대책 등으로 원전과 석탄 화력발전 비중이 달라질 수 있고, 경제 활동으로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속단할 수는 없지만, 탈동조화 징후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관은 "2015년 유가 하락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는데, 온실가스 감축 정책 덕분에 실제로는 배출량이 거의 늘어나지 않은 것처럼 배출량이 앞으로도 많이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서 2030년까지 BAU(8억5060만t) 대비 37%를 줄이고, 그중 11.3%는 해외에서 배출권을 구매해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2009년)와 박근혜 대통령 정부(2015년)가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 비교 [중앙포토]

이명박 대통령 정부(2009년)와 박근혜 대통령 정부(2015년)가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 비교 [중앙포토]

37%를 모두 국내에서 줄일 경우 배출량을 지금보다 1억5430만t(22%) 작은 5억3590만t으로 줄여야 한다.
일부(11.3%)를 해외에서 배출권을 구매한다 해도 국내 배출량은 2015년보다 9204만t(13.3%)을 작은 5억9816만t으로 줄여야 하는 셈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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