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앙일보를 비롯한 일간지·방송사 스포츠 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평창올림픽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 또 올림픽이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서울과 강릉을 잇는 경강선 시승식 중 트레인1(대통령 전용 열차)에서 간담회를 했다. 1979년 트레인1이 생긴 이후 이곳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기는 처음이다.
대통령 전용 열차 ‘트레인 1’에서 #시민·기자들과 연쇄 간담회 #“평창올림픽, 동북아 평화 기여하고 #그간의 국민 아픔까지 치유했으면 #인프라 완비, 이젠 홍보·붐업 중요”
문 대통령은 중국 관광객의 올림픽 관람과 관련,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중국에서도 입장권 구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18년 평창올림픽,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 대회 등 동북아 3국에서 잇따라 열리는 올림픽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차 간담회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대화나 접촉이 진행 중인지. 북한의 의사 표현이 없더라도 끝까지 기다리나.
- “북한의 참가에 관해 국제올림픽위원회·패럴림픽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양 위원회가 지속적으로 권유하고 있으며 참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참가하더라도 확약하는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권유할 계획이다.”
- 올림픽 성공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 “우리 선수단이 메달을 많이 따기 바란다. 국가적으로 볼 때는 첫째로 국민들의 축제가 됐으면 한다. 둘째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 중국 쪽에 티켓 판매가 매우 부진하다. 단체 관객도 별로 없는데, 이번 방중 때 변화할 거라는 느낌은 받았는지.
- “중국 쪽 티켓 판매가 저조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소치 대회 때에 비하면 중국 쪽 판매가 두 배 이상 빠른 상황이다.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고 더 붐업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방중이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많은 중국인이 평창에 올 것으로 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50분쯤 트레인1에 올라 시민 20여 명과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창 겨울올림픽 공식 홍보사이트인 ‘헬로우 평창’에 입장권을 구매해 인증샷을 올리면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들과 오찬을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이 열차가 공식 개통되기 전에 대통령과 함께 탑승한 1호 승객들”이라며 “대통령과 KTX 기차 안에서 함께 식사하는 이런 기회가 또 있겠느냐”고 인사말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쨌든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를 착실히 잘하고 있는데 KTX 경강선이 22일 개통되는 등 교통 인프라도 올해 중으로 다 완비된다”며 “준비 사항은 문제가 없는데 이제 홍보와 붐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는 하계·동계 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등 4개 대회를 다 치르는 게 일종의 국제 스포츠 행사의 그랜드슬램 같은 것으로 인정된다”며 “우리가 이번에 겨울올림픽을 치르면 4대 국제스포츠 행사를 (모두) 치르는 다섯 번째 나라가 된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오찬 메뉴인 강원도산 나물로 만든 도시락을 소개하며 “이게 뭐 청와대 밥은 아니지만 청와대 밥은 좀 맛이 없다”며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 강원도 분들이 외국 손님들을 맞이할 때 내놓을 특별한 식단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강릉행 KTX=정제원 기자, 위문희 기자 chung.jeh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