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네 마녀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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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은 ‘네 마녀의 날 ’이였어요. 얼핏 판타지 영화 제목 같지만 주식 시장에선 아주 무서운 날이랍니다.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 만기일 겹쳐 #잔고물량 쏟아지면 주가 롤러코스터처럼 등락 거듭해

쿼드러플 위칭데이(Quadruple Witching Day)라고도 불리는 이 날은 매년 3월, 6월, 9월, 12월 둘째 주 목요일을 일컫는 말이에요.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이라는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이에요.

선물은 1년에 4번 만기일이 돌아오고 옵션은 1년에 12번의 만기일이 있어요. 이들 만기일이 모두 만나는 날이죠. 그래서 ‘네 마녀(네 가지 파생상품)가 심술을 부리는 날’로 통해요.

틴틴 여러분도 밀린 일기나 숙제를 제출 시간이 임박해서 한꺼번에 처리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이날은 파생상품과 관련해 숨어 있던 현물 주식이 정리매물로 시장에 쏟아져 나와요. 예측이 어려운 날이라는 의미죠. 주가가 롤러코스터처럼 등락을 반복해요.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가격 변동 폭도 굉장히 커져요. 대량으로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자가 만기를 연장하기도 하지만 그대로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기도 해요.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갑자기 많아지면 주가는 당연히 하락하겠죠.

물론 동전의 양면처럼 기관투자자가 쏟아내는 우량 주식을 싼값에 살 기회를 잡을 수도 있어요. 네 마녀의 날마다 주가가 내려가는 것은 아니에요. 앞서 말했듯이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도 몰리기 때문이에요. 대량의 물량을 쏟아낸 기관투자자가 그보다 더 많은 물량을 살 수도 있거든요.

얼마 전 네 마녀의 날에도 주가 변동이 컸어요. 장이 열리면서 코스피는 전일 가장 높은 가격 대비 2% 가까이 급락했다가 2480선 중반에서 오르고 내림을 거듭했어요. 역시 기관투자자가 대량의 주식을 매물로 내놓았기 때문이에요. 물론 이들이 다른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지만 결국 전일보다 0.45% 내린 2469선으로 마감했어요.

나중에 틴틴 여러분이 직접 주식을 사고팔게 되면 네 마녀의 날은 기억해두는 게 좋겠죠. 싼값에 우량주를 매입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 조심하는 게 안전하겠습니다. 오르고 내리는 폭이 작은 안전한 주식으로 손실을 줄이는 투자 전략을 먼저 고려해보면 좋겠네요.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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