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외교에 대해 “낙제점”이라고 박한 평가를 이어갔다. 청와대 관계자가 한·중 정상회담 직후 “100점 만점에 120점”이라고 자평한 데 대해서도 “역대급 수모를 당하고 자화자찬은 어디서 기인하냐”는 비판도 나왔다.
홍준표, 아베 알현 논란에 "좌파들의 선동술" #안철수 "홍준표, 창피한 줄 알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책회의에서 “청와대는 큰 산 넘었다 했지만 큰 산은 고사하고 큰 한숨 나온다”며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이거 실화냐?’고 되물을 만한 역대급 수모를 당하고 자화자찬은 어디서 기인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낯간지러운 자화자찬을 그만두고 외교참사 초래한 외교·안보라인의 책임을 물어라”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주중대사,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짐 싸고 집에 갈 준비를 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유례없는 기자단 폭행, 사드 문제는 여전히 잠복해 있고 북핵 해결에 중국의 실질적 역할 끌어내지도 못했다”며 “청와대는 120점이라고 했지만,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낙제점”이라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양국 정상이 합의한 4대 원칙(▶한반도 전쟁 절대 불용 ▶한반도 비핵화 원칙 견고히 견지 ▶북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으로 평화적 해결 ▶남북 관계 개선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은) 4대 원칙 합의가 의미 있다고 말하는데 정말 어이없는 이야기”라며 “중국이 늘 하는 이야기를 한 것이고 거기에 무의미한 이야기한 줄 덧붙인 걸 대단한 합의가 이뤄진 거로 아무리 이야기해도 믿는 사람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는 연내 (중국) 국빈방문이라는 방침을 정하고 시작한 대가”라면서 “국민은 이미 큰 기대를 안 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에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미국으로부터는 의심을 받는 동네북 신세를 자초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청와대가 한중 정상회담을 120점으로 평가한 데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번 방중에서 중국과 중국 정부가 보여준 오만과 무례, 중국의 홀대와 대통령의 혼밥, 우리의 저자세 종합해서 볼 때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 안 되고 제재와 압박을 더 느슨하게 해 북한이 오판하게 하는 이번 방중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아베 알현 외교’ 논란도 계속됐다. 홍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홍 대표가 아베 총리와 만나 악수를 하며 고개를 숙인 사진을 놓고 여권에서는 “홍 대표는 문 대통령 앞에서는 한없이 교만하고, 아베 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하다”(민병두 민주당 의원) 등의 비판이 나왔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스틸사진 한 장으로 한국당의 북핵외교를폄하하려는 좌파들의 책동은 늘 하는 그들의 선전, 선동술이어서 잔꾀가 가히 놀랍다”고 여권을 비판했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를 작은 나라, 중국을 대국이라면서 알현, 조공외교를 해 나라의 국격을 손상한 세력들이 외국 원수를 만나 의례적인 목례를 한 것을 굴욕외교 운운하다니 참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는 “홍 대표의 아베 알현외교도 나은 것 하나 없다”며 “문 대통령의 시진핑 주석 앞 굴신(屈身)을 비판한 홍 대표가 아베 앞에서 한 행동은 속된 표현으로 내로남불 아니냐. 창피한 줄 알라”고 비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