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굴욕 외교 논란에...김성태 "이거 실화냐", 안철수 "낙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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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외교에 대해 “낙제점”이라고 박한 평가를 이어갔다. 청와대 관계자가 한·중 정상회담 직후 “100점 만점에 120점”이라고 자평한 데 대해서도 “역대급 수모를 당하고 자화자찬은 어디서 기인하냐”는 비판도 나왔다.

홍준표, 아베 알현 논란에 "좌파들의 선동술" #안철수 "홍준표, 창피한 줄 알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선출 후 열린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선출 후 열린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책회의에서 “청와대는 큰 산 넘었다 했지만 큰 산은 고사하고 큰 한숨 나온다”며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이거 실화냐?’고 되물을 만한 역대급 수모를 당하고 자화자찬은 어디서 기인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낯간지러운  자화자찬을 그만두고 외교참사 초래한 외교·안보라인의 책임을 물어라”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주중대사,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짐 싸고 집에 갈 준비를 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유례없는 기자단 폭행, 사드 문제는 여전히 잠복해 있고 북핵 해결에 중국의 실질적 역할 끌어내지도 못했다”며 “청와대는 120점이라고 했지만,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낙제점”이라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양국 정상이 합의한 4대 원칙(▶한반도 전쟁 절대 불용 ▶한반도 비핵화 원칙 견고히 견지 ▶북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으로 평화적 해결 ▶남북 관계 개선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은) 4대 원칙 합의가 의미 있다고 말하는데 정말 어이없는 이야기”라며 “중국이 늘 하는 이야기를 한 것이고 거기에 무의미한 이야기한 줄 덧붙인 걸 대단한 합의가 이뤄진 거로 아무리 이야기해도 믿는 사람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는 연내 (중국) 국빈방문이라는 방침을 정하고 시작한 대가”라면서 “국민은 이미 큰 기대를 안 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에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미국으로부터는 의심을 받는 동네북 신세를 자초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강정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강정현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청와대가 한중 정상회담을 120점으로 평가한 데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번 방중에서 중국과 중국 정부가 보여준 오만과 무례, 중국의 홀대와 대통령의 혼밥, 우리의 저자세 종합해서 볼 때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 안 되고 제재와 압박을 더 느슨하게 해 북한이 오판하게 하는 이번 방중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아베 알현 외교’ 논란도 계속됐다. 홍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홍 대표가 아베 총리와 만나 악수를 하며 고개를 숙인 사진을 놓고 여권에서는 “홍 대표는 문 대통령 앞에서는 한없이 교만하고, 아베 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하다”(민병두 민주당 의원) 등의 비판이 나왔다.

[사진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페이스북]

[사진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페이스북]

홍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스틸사진 한 장으로 한국당의 북핵외교를폄하하려는 좌파들의 책동은 늘 하는 그들의 선전, 선동술이어서 잔꾀가 가히 놀랍다”고 여권을 비판했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를 작은 나라, 중국을 대국이라면서 알현, 조공외교를 해 나라의 국격을 손상한 세력들이 외국 원수를 만나 의례적인 목례를 한 것을 굴욕외교 운운하다니 참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는 “홍 대표의 아베 알현외교도 나은 것 하나 없다”며 “문 대통령의 시진핑 주석 앞 굴신(屈身)을 비판한 홍 대표가 아베 앞에서 한 행동은 속된 표현으로 내로남불 아니냐. 창피한 줄 알라”고 비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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