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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진료 16년 … 점심 대접 1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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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규모가 커지다 보면 봉사가 아닌 사업이 될 수가 있어요. 초심을 잃기 쉽죠. '나 아니면 안 된다' '내가 모두 구제하겠다'는 식의 욕심은 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강원도 원주시에서 16년째 소외계층을 상대로 무료 진료 등 봉사활동을 해 온 '부부의원' 곽병은(54.사진) 원장 나름의 '사회 봉사관'이다. 규모에 관계없이 여러 사람이 곳곳에서 봉사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는 봉사를 하면서 여러 사람이 동참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데 힘써왔다. 1991년 원주교도소 의무과장을 겸임하며 받은 월급 등으로 장애인과 독거 노인들을 위한 생활보호시설인 '갈거리 사랑촌'을 원주에 설립했다. 그는 이 시설을 96년에 원주 가톨릭사회복지회에 기증하고 소유자가 아닌 운영자로서 돕고 있다.

97년부터는 원주 시내 중심가에 '십시일반'이란 급식소를 차려놓고 독거 노인과 노숙자, 장애인들에게 200원씩 받고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그 역시 매일 낮 12시면 이곳에서 식사를 나르면서 한 끼를 해결한다.

이 밖에 노숙자들을 위한 '원주노숙인쉼터', 독거노인들에게 살 집을 마련해주는 '봉산동 할머니의 집'등 다양한 시설에서 봉사 활동을 펴고 있다. 곽 원장이 원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84년 국군원주병원에서 군의관으로 재직할 때부터다. 노인요양시설 수용자와 직업 여성, 교도소 수형자 등을 상대로 의료봉사를 해오던 곽씨는 89년 아예 원주에 '부부의원'을 개업하고 본격적인 사회봉사 활동에 나선다.

그는 "의사였던 아버지가 사람들을 돕는 모습을 보면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남을 도우려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봉사"라고 했다.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이달의 자랑스러운 복지인'에 선정됐던 곽 원장은 올해 보령의료봉사상 대상 수상자로 뽑혔다.

6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금메달(순금 10돈)과 상패, 상금 2000만원도 받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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