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CTV가 사드 꼬치꼬치 묻자 文 "역지사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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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으로 떠나기 전인 지난 8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중국 CC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으로 떠나기 전인 지난 8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중국 CC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국영 방송사 CCTV와의 인터뷰에서 ‘역지사지’를 강조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의 한자성어다. 이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중국이 바꾸어 생각해 봐야 하며, 한국 역시 중국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CTV는 11일(현지시간) 전파를 탄 인터뷰에서 이번 방중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사드 배치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8개 질문 중에서 무려 3개가 사드 배치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CCTV의 사드 관련 질문에 ‘역지사지’를 내세워 양국이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면서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한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중국 또한 한국이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에 대해 이해를 바란다는 요청이었다.

이날 또 문 대통령은 국내에 배치된 사드가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훼손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방위 목적으로 사드를 도입한 것이지, 결코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해칠 의도가 없다”면서 “중국이 사드 레이더의 성능 때문에 중국의 안보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염려하는 것에 대해 우리도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중앙(CC)TV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인터뷰 내용을 방영한데 이어 12일 오전에도 또다시 방송하며 문 대통령이 이번 방중을 한중 양국 관계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사진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중국 관영 중앙(CC)TV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인터뷰 내용을 방영한데 이어 12일 오전에도 또다시 방송하며 문 대통령이 이번 방중을 한중 양국 관계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사진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문 대통령은 한국이 사드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불가피했다”는 표현을 썼다. 문 대통령은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거듭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며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굉장히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는데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특히 고고도 미사일에 대해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있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는 문 대통령의 방중 전 지난 8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이뤄졌다. 이날 CCTV-13 채널의 ‘환구시선(Global Watch)’ 프로에서도 처음 전파를 탔다 CCTV측은 12일 오전ㆍ오후 정규 뉴스 등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도할 예정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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