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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잡을 '자본규제 3종 세트'…신DTI·DSR보다 강력

중앙일보

입력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이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39;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금융 분야 TF&#39; 킥오프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이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39;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금융 분야 TF&#39; 킥오프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금융위원회가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자본 규제’라는 강력한 처방을 꺼내들었다. ‘자본 규제 3종 세트’를 동원해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전당포식’ 은행권 영업 행태에 제동을 가하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정책추진계획 밝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세미나 인사말에서 이러한 정책추진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가계부채의 잠재리스크 관리강화를 위해 LTV(담보인정비율)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자본규제를 강화하고, 은행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에 차등화된 가중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이 언급한 ‘자본규제 강화’란 고(高) LTV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현재 30~40% 수준인 위험가중치를 대폭 높인다는 뜻이다. 이때 고LTV의 기준선은 70%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BIS 비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LTV 주택담보대출을 줄여나갈 전망이다. 따라서 고LTV 대출은 신규는 물론 만기 연장 등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예대율 규제 강화도 가계대출 억제 효과가 큰 정책이다. 예대율이란 원화예수금 대비 원화대출금의 비율이다. 은행권은 이를 100%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현재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똑같이 원화대출금에 반영된다. 하지만 가계대출은 높게, 기업대출은 낮게 가중치를 반영한다면 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을 줄여야만 예대율 규제를 맞출 수 있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거시건전성 규제 차원에서 급속한 가계 신용팽창 시 추가자본을 적립토록 하는 ‘부문별 경기대응완충자본’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기대응완충자본은 부과 근거가 있었지만 부과율이 0%여서 실제로 쌓은 적은 없었다. 이를 가계부채에 한해 부분적으로 쌓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금융권 자본규제 개편방안의 최종안은 다음주 중 발표될 예정이다. BIS비율 위험가중치 조정, 예대율 규제 강화, 경기대응완충자본이란 ‘자본규제 3종 세트’가 총망라되면서 은행권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금융위는 내년에 신DTI(총부채상환비율)과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을 도입해 가계대출 증가세의 연착륙을 추진하고 있다. 자본규제는 신DTI나 DSR 못지 않게 직접적으로 은행의 가계대출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날 최 위원장은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은 관계부처와 조속히 협의를 마무리지어 빠르면 금년 중, 늦어도 내년 초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대출심사 체계를 질적으로 개선하고 대출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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