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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F조 비정상회담]독일이 한 골 넣을 때마다 맥주 한 잔, 만취하면 어쩌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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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독일·멕시코·스웨덴 축구광 3인 ‘월드컵 F조 비정상회담’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 한국과 맞붙는 독일·멕시코·스웨덴의 젊은이들이 모여 축구 이야기를 나눴다. 독일의 닉, 멕시코의 크리스티안과 스웨덴의 요아킴(왼쪽부터)은 모두 ’한국을 이길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손흥민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우상조 기자]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 한국과 맞붙는 독일·멕시코·스웨덴의 젊은이들이 모여 축구 이야기를 나눴다. 독일의 닉, 멕시코의 크리스티안과 스웨덴의 요아킴(왼쪽부터)은 모두 ’한국을 이길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손흥민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우상조 기자]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에서 독일·멕시코·스웨덴과 함께 F조에 속했다. 내년 6월 18일 ‘바이킹 군단’ 스웨덴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24일에는 ‘북중미 강호’ 멕시코, 27일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전차 군단’ 독일을 차례로 만난다.

독일서 온 방송인 닉 #조 예선 어느 팀도 신경 안 써요 #어차피 우승으로 가는 과정일 뿐 #멕시코 출신 크리스티안 #한 골 차이로 한국 이길 거예요 #공격수 페랄타 코너킥으로 끝낼 것 #스웨덴 교환학생 요아킴 #솔직히 말해 한국 2-1로 깰 것 #‘축구의 왕’ 즐라탄 복귀 믿어요 #조심해야 될 한국 선수는 #당연히 토트넘서 뛰는 손흥민이죠 #좋은 패스 안 놓치고 골 넣으니까

중앙일보는 8일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독일·멕시코·스웨덴 출신 축구광 3명을 초대해 F조 경기를 전망해봤다. JTBC의 예능 프로그램 ‘비(非)정상회담’ 포맷을 빌려 ‘월드컵 16강행을 고민하는 한국, 비정상인가요’라는 안건으로 대담을 진행했다.

방송인 니클라스 클라분데(24·독일·이하 닉), 크리스티안 부르고스(23·멕시코·이하 크리스), 경희대 교환학생 요아킴 쇠렌센(26·스웨덴·이하 요아킴)은 우리말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팀 독일 출신인 니클라스(왼쪽)가 2018 러시아월드컵 공인구 텔스타18을 끌어안고 있다. 그러자 스웨덴의 요아킴(오른쪽)이 공을 뺏으려하고 있다. 멕시코의 크리스티안(가운데)이 자국 국기를 펼치고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팀 독일 출신인 니클라스(왼쪽)가 2018 러시아월드컵 공인구 텔스타18을 끌어안고 있다. 그러자 스웨덴의 요아킴(오른쪽)이 공을 뺏으려하고 있다. 멕시코의 크리스티안(가운데)이 자국 국기를 펼치고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Q. 조 편성에 만족하나요,
닉: 독일은 어느 팀이든 상관없어요. 어차피 우승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니까요. 조별리그 성적을 굳이 말해야 하나요. 독일이 1등이죠.
크리스: 독일이 센 건 인정! 멕시코도 지난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에서 독일에 1- 4로 졌어요. 하지만 멕시코도 월드컵 6회 연속 16강 팀이거든요. 이번엔 8강을 넘지 못하는 ‘저주’를 깨봐야죠.
요아킴: 스웨덴 팬들은 솔직히 한국은 별로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예요. 언론도 대부분 멕시코를 넘어야 16강에 간다고 전망하죠.

독일의 니클라스가 독일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독일 국기를 두르고 있다. 독일 유니폼에는 4년 전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상징하는 황금색 패치가 붙어있다. [우상조 기자]

독일의 니클라스가 독일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독일 국기를 두르고 있다. 독일 유니폼에는 4년 전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상징하는 황금색 패치가 붙어있다. [우상조 기자]

Q. 독일 유니폼에 황금색 우승 패치가 눈에 띄네요.
닉: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만 붙일 수 있는 영광의 상징이죠. 독일축구협회 엠블럼 위에는 월드컵 우승을 상징하는 별이 네 개나 있어요.
요아킴: 부럽네요. 영화 ‘아이언맨’ 같아요. 패치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 같아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F조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F조


Q. 한국전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나요.
요아킴: 솔직히 말해야겠죠. 스웨덴이 2- 1로 이길 것 같아요.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어시스트 왕(19개) 에밀 포르스베리(26·라이프치히)가 결승골을 넣을 거예요.
크리스: 멕시코의 1- 0 승리? 그간 한국을 만나면 한 골 차 접전이 많았어요. 멕시코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공격수 오리베 페랄타(33·클럽 아메리카)가 코너킥을 멋진 바나나킥으로 차서 골을 넣을 거예요.
닉: 경기 종료 30초 전에 독일 미드필더 사미 케디라(30·유벤투스)가 헤딩골을 넣을 거예요. 독일의 1- 0 승리냐고요? 아뇨. 여러 골 중 마지막 골이죠. 2002 월드컵 때 독일이 사우디아라비아를 8- 0으로 이겼어요. 당시 엄마가 한 골에 사탕 한 개씩 주셨어요. 이번 한국전 땐 독일이 골을 넣을 때마다 맥주 한 잔씩 마실 건데, 혹시 만취하면 어쩌죠? 한국이 골 넣을 때마다 소주 한 잔씩 마실게요.

Q. 독일은 조 1위에 올라야 16강전에서 (E조 1위 후보) 브라질을 피하는데요.
닉: 브라질이요?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우리가 7- 1로 이겼던 그 팀 말인가요? (웃음)

F조 16강 진출 확률

F조 16강 진출 확률


Q. 1998 프랑스 월드컵 때 콰우테모크 블랑코(44·멕시코)가 공을 양발에 끼고 수비수 사이를 뛰어넘는 ‘개구리 점프’로 한국에 굴욕을 안겼죠.
크리스:
블랑코도 자신의 현역 시절 베스트 플레이로 그 장면을 꼽았어요. 멕시코에선 그 기술에 ‘콰테미나(cuahtemina)’라는 이름도 붙였어요. 블랑코가 얼마 전 멕시코 방송에 출연해 “한국은 20년 전 멕시코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던 팀”이라고 말하기도했어요.

멕시코 출신의 크리스티안. 독수리가 뱀을 물고 있는 국기 속 그림은 멕시코 건국 설화에서 따왔다.[우상조 기자]

멕시코 출신의 크리스티안. 독수리가 뱀을 물고 있는 국기 속 그림은 멕시코 건국 설화에서 따왔다.[우상조 기자]

Q. 자국 축구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닉: 전 ‘아디다스’로 할래요. 전 세계인이 다 아는 독일 브랜드잖아요. 튼튼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독일 축구와 닮았죠. 스웨덴·멕시코도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죠.
크리스: 멕시코인의 기상을 표현하는 말이 있어요. 스페인어로 ‘포시티비다드 인피니타(Positividad infinita)’라고 하는데, ‘무한 긍정’이란 뜻이에요. 멕시코는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혹시 지더라도 실망하지 않고요. 할라페뇨(멕시코 고추)처럼 작지만 매운 축구를 하죠.
요아킴: 한 사람 이름으로 다 설명돼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웨덴이 왕국인데요, 즐라탄은 모두가 인정하는 ‘축구의 왕’이에요. 즐라탄은 A매치 116경기에서 62골을 터뜨리고 대표팀을 은퇴했어요. 얀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즐라탄의 대표팀 복귀는 없다고 했지만, 스웨덴 사람들은 월드컵 때 돌아올 거라 굳게 믿어요.

스웨덴의 요아킴이 포효하고 있다. 스웨덴 축구계는 한국을 1승 제물로 생각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스웨덴의 요아킴이 포효하고 있다. 스웨덴 축구계는 한국을 1승 제물로 생각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Q. 그럼 멕시코와 독일은 핵심 선수가 누구죠.
크리스: 한국에서는 치차리토(29·웨스트 햄)가 인기 있던데, 멕시코에선 베테랑 공격수 페랄타를 믿어요.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 등 ‘결과로 말하는 선수’죠.
닉: 저는 수비수 제롬 보아텡(29·바이에른 뮌헨)이요. 그 밖에도 토니 크로스(27·레알 마드리드), 토마스 뮐러(27·바이에른 뮌헨), 메주트 외칠(29·아스널)…. 한 명을 꼽기 참 힘드네요.

Q. 각자 대표팀 감독도 소개해 주세요.
닉: 요아힘 뢰브(57)가 아니었다면 독일이 이렇게 잘할 수 있었을까요. 뢰브 감독에 앞서 위르겐 클린스만(53)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 때(2004~2006)도 ‘뢰브(당시 수석코치)가 사실상 감독’이라는 말이 돌았어요.
크리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66·콜롬비아) 감독은 전술 능력만큼은 끝내주는 분이에요. 다만 제 생각에 개성 강한 멕시코 선수를 하나로 묶어 팀워크를 만드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아요.
요아킴: 얀 안데르손(55) 감독은 2015년 노르코핑을 스웨덴 리그 우승으로 이끈 뒤 지난해 대표팀을 맡았어요. 탄탄한 수비 위주의 실리 축구를 하는 스타일이죠.

독일의 닉, 멕시코의 크리스티안과 스웨덴의 요아킴(왼쪽부터)은 한국에서 조심해야할 선수로 손흥민을 첫 손에 꼽았다. [우상조 기자]

독일의 닉, 멕시코의 크리스티안과 스웨덴의 요아킴(왼쪽부터)은 한국에서 조심해야할 선수로 손흥민을 첫 손에 꼽았다. [우상조 기자]

Q. 한국에서 조심해야 할 선수를 꼽는다면요.
다 함께: 당연히 손흥민(25·토트넘)이요. 좋은 패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하는 선수니까요.

Q. 마지막으로 한국축구대표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닉: 한국 열심히 준비해서 독일과 같이 (16강에) 올라갑시다!
크리스: 오초아(스탕다르 리에주),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 페랄타 등 멕시코 선수들이 다같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한국도 열심히 준비하길 바랍니다. 우리를 기다리세요.
요하킴: 스웨덴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한국도 열심히 준비해서 재미있게 싸워봅시다!

정리=송지훈·박린 기자milkyman@joongang.co.kr

[S BOX] GDP로 붙으면 한국 F조 2위, 월드컵 8강까지 가능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9위(11월 기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팀 가운데 최하위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으로 승패를 가린다면 8강 진출이 가능하다.

통계청 자료(2016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GDP는 1조4110억 달러(1544조원)로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 중 8위다. ‘GDP 월드컵’ 우승팀은 4조9349억 달러(5400조원)인 FIFA 랭킹 55위 일본이다. GDP 세계 1위 미국과 2위 중국이 나란히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일본이 1위에 올랐다.

한국이 속한 F조만 본다면 FIFA 랭킹 1위이자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독일이 GDP도 3조4668억 달러(3793조원)로 가장 높았다. 본선 진출국 중 일본에 이어 전체 2위다. 한국이 조 2위고, 멕시코(1조460억 달러·1144조원)와 스웨덴(5110억 달러·559조원)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GDP 월드컵’ 최하위는 세네갈이다. 148억 달러(16조원)로 한국의 1%에 불과했다. 하지만 FIFA 랭킹은 23위로 본선 진출국 중 19위. 한국이 넘보기 힘든 강호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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