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CF, '대한민국' 들어가면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TV에서, 라디오에서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대한민국'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요즈음이다. 달아오를 월드컵의 인기를 미리 짐작한 각 기업들이 너도나도 '대한민국'을 앞세운 광고를 띄우기 시작한 까닭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 대한 추억과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이 이들 광고의 핵심. 이른바 '대한민국 마케팅'의 시절이다.

삼성의 TV브랜드 파브는 '최고의 브랜드는 당신입니다'라는 광고카피를 '최고의 브랜드는 대한민국입니다'로 바꿔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비록 경기화면을 편집한 데 불과하지만 거스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 현 축구국가대표 감독이 함께 출연했다는 점도 화제.

축구선수 이영표를 내세운 외환은행 역시 '대한민국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벤치에서도 앉을 수가 없습니다. 내 뒤를 지켜보는 대한민국을 생각하며. 오늘도 대한민국을 품고 세계로 나갑니다"라는 지진희의 차분한 내레이션이 눈길을 끈다.

월드컵을 위시한 '대한민국 마케팅'에는 이동통신사도 빠지지 않는다. 벌써부터 SK텔레콤과 KTF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KTF는 '붉은악마'를 공식 후원키로 하며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광고에는 붉은악마 공식 후원사라는 설명이 빠지지 않는다. "이 아이도 언젠가 뜨겁게 대한민국을 외칠 겁니니다", "우리는 또 할수 있습니다. 우리는 붉은 악마다. 대한민국" 등의 광고 문구는 대한민국 마케팅의 전형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의 공식후원사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누렸던 SK텔레콤의 마케팅은 자연히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중이다. "추억이라 부르지 말자. 기적이라 부르지 말자. 2006년 다시 타오를 불곷이라 부르자.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등장하는 것은 2002년의 붉은 물결. 최근에는 애국가를 록버전으로 리메이크한 응원가를 내놓고 '2006 대한민국 응원가.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라는 카피를 붙였다.

재미있는 점은 이들이 하나같이 내세우는 것이 '대한민국'일 뿐 '월드컵'이 아니라는 사실. FIFA의 공식후원사가 아닌 이상 홍보에 '월드컵'이라는 문구를 자유롭게 쓸 수 없기 때문이다. FIFA를 공식후원하는 국내 기업은 현대자동차가 유일하다. 100일도 남지 않은 2006 독일 월드컵과 애국심에의 호소, 절차상의 제약이 '대한민국 마케팅' 열풍을 낳은 셈이다.

<스타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