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의 각오 "가을 야구는 도전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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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감독, 배팅볼 투수에서 한화이글스 11대 사령탑으로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11대 사령탑에 오른 한용덕 신임 감독이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마운드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3   young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용덕 감독, 배팅볼 투수에서 한화이글스 11대 사령탑으로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11대 사령탑에 오른 한용덕 신임 감독이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마운드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3 young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어렵지만 가을 야구에 도전하겠습니다." 독수리 군단을 이끄는 신임 한용덕(52) 감독의 목소리엔 힘이 들어가 있었다.

한화는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했다. 마무리 훈련이 시작된 뒤 감독 취임식을 치른 한 감독은 곧바로 넘어가 선수들과 땀방울을 흘렸다. 다소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훈련 성과는 만족스러웠다. 한 감독은 "생각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좋았다. 내년에 대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새로 선임된 주장 최진행에 대해서도 "생각보다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듬직한 리더"라고 했다. 한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팀에 합류해 쉴 틈이 없었다. 겨울엔 차분하게 휴식하면서 시즌 준비를 구상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용덕 감독은 한화에서만 통산 120승을 거둔 대투수다. 하지만 시작부터 화려한 건 아니었다. 야구를 그만둘 뻔한 위기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1987년 한화 전신 빙그레에 입단했지만 당시 보직은 배팅볼이었다. 그러나 그는 장종훈 타격코치와 함께 대표적인 연습생 신화를 일궈냈다. 한 감독은 2012년 감독대행 시절에도 배팅볼을 던졌고, 두산 코치 시절에도 던졌다. '배팅볼' 투구는 내년에도 이어진다. 한 감독은 "내가 제일 잘 하는게 배팅볼이다. 앞으로도 계속 하겠다. 마무리 훈련 때도 3번 정도 던졌다. 내 배팅볼에 타자들 배트가 밀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웃었다. 그는 "배팅볼을 던지면 자연스럽게 선수들과 대화를 하게 되고, 컨디션도 확인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한용덕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지역사회를 위해 기부를 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계약 당시 구단과 만난 자리에서 기부에 대한 뜻을 전달했고, 1억원을 연고지 유소년 야구 지원, 어린이 난치병 환우 지원, 고아원 지원 등에 쓰기로 했다. 한 감독은 "그 전부터 아내가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 나도 팬들에게 받은 것을 돌려주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는데 목돈이 들어와서 할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어렵게 돌아온 친정이지만 한화의 사정은 썩 좋지 않다. 객관적인 전력상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한화와 한용덕 감독은 3년 이내에 우승권에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리빌딩 기조를 선택하면서 특급 외국인선수나 외부 FA 영입도 배제했다.  그렇지만 한용덕 감독도 그냥 물러날 생각은 없다. '순위에 대한 목표'를 묻자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가을 야구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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