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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까지 찾아와 1만원 조문…낚시배 군인 승객 영결식 눈물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사고로 숨진 육군 원사 유모(47)씨의 영결식이 가족장으로 열렸다. 고인이 근무하던 부대가 장례를 도왔다. [연합뉴스]

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사고로 숨진 육군 원사 유모(47)씨의 영결식이 가족장으로 열렸다. 고인이 근무하던 부대가 장례를 도왔다. [연합뉴스]

5일 오전 8시 30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인천 낚싯배 전복사고로 희생된 13명 중 한 명인 육군 원사 유모(47)씨 영결식이 가족장으로 열렸다. 고인에 대한 묵념에 이어 유씨의 아내 박모(55)씨를 시작으로 유족과 친지, 군 전우들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영정 앞에 선 유족 40여 명은 침통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족들은 “어떡해”라며 눈물을 쏟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일부 유족은 유씨 어린 조카가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군 전우들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헌화 및 분향을 했고,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비는 조총 3발이 발사됐다. 40분여에 걸친 영결식이 끝나고 고인의 영정은 부대 동료 장병의 품에 안겨 영결식장을 나섰다.

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사고로 숨진 육군 원사 유모(47)씨의 영결식이 가족장으로 열렸다. 고인이 근무하던 부대가 장례를 도왔다. [연합뉴스]

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사고로 숨진 육군 원사 유모(47)씨의 영결식이 가족장으로 열렸다. 고인이 근무하던 부대가 장례를 도왔다. [연합뉴스]

 유씨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고 문이 닫히려는 순간 한 유족은 “○○야, 이렇게 가면 어떡하니”라며 영현이 담긴 관을 쓰다듬으며 오열하기도 했다. 동료 장병들은 운구차가 지나는 길 양편에 도열해 영면에 드는 고인을 향해 마지막 예를 올렸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으며 유씨가 근무하던 부대에서 장례를 도왔다. 유씨는 태풍특보로 두 차례 취소했던 바다낚시를 나섰다가 3일 변을 당했다.

 영결식에 앞서 빈소에서 만난 유씨 아내 박모(55)씨는 “주꾸미 낚시는 가끔 같이 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춥다며 혼자 나섰다. 태풍특보 때문에 두 번 취소됐던 바다낚시를 가면서 광어 잡아 오면 술 한 잔 하자고 했는데”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 예인된 낚싯배 선창1호에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부서진 선체를 살펴보고 있다. 선창1호는 전날 오전 영흥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원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 예인된 낚싯배 선창1호에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부서진 선체를 살펴보고 있다. 선창1호는 전날 오전 영흥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원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유씨는 27년간 군 생활을 했고 최근에는 주임원사로 근무했다. 지난 10월 20일 주임원사로 진급하면서 포상으로 받은 가족 여행은 미루다 영영 떠나지 못하게 됐다. 슬하에 자식이 없던 그는 병사들을 제 자식처럼 챙겼다. 사고 발생 2주 전에는 집에서 고기 30근을 직접 삶아 군 후배들에게 먹였다.

 이 같은 살뜰함 덕분인지 유씨 빈소에는 현역 장병은 물론 전역한 군 후배들까지 많이 찾아 고인을 추억했다. 한 유족은 “군에서 인연 맺은 분이 이렇게 많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며 “조문을 온 한 병사는 돈이 없다 보니 1만원 한 장을 부조하고 동봉한 편지에 ‘너무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썼더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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