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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입혔더니 … 호호호, 매출이 빵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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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 호빵이 인기다. 편의점 3사는 각각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접목한 호빵을 선보였다. 사진은 CU의 하이큐 호빵. [사진 각 사]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 호빵이 인기다. 편의점 3사는 각각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접목한 호빵을 선보였다. 사진은 CU의 하이큐 호빵. [사진 각 사]

‘캐릭터 호빵’이 호빵 업계를 평정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달 7일 출시한 ‘하이큐 호빵’ 2종이 3주 동안 약 40만 개가 팔렸다고 3일 발표했다. 호빵 소에 초콜릿·카라멜만 넣은 하이큐는 하루 약 2만 개가 팔리며 CU 호빵 카테고리에서 ‘단팥 호빵’류를 제쳤다. 하이큐는 배구를 소재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다양한 ‘덕후(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줄임말)’ 층을 확보하고 있다.

따끈따끈한 편의점 호빵 경쟁 #애니 ‘하이큐’ 주역 내세운 CU 제품 #출시 3주 만에 40만 개 팔려나가 #GS25 ‘미니언즈’는 한 달 60만 개 #세븐일레븐 ‘포켓몬’ 13만 개 판매 #‘찐빵도 요리다’ 백종원 셰프 호빵 #낱개 포장 4종 모두 매출 10위권

세븐일레븐의 피카츄 호빵. [사진 각 사]

세븐일레븐의 피카츄 호빵. [사진 각 사]

지난 10월 출시한 세븐일레븐의 ‘포켓몬 캐릭터 호빵’도 인기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1월 출시한 피카추 호빵 13만개가 완판됐다”고 말했다. 포켓몬 호빵은 기존 동그란 호빵과 달리 포켓몬 캐릭터 모양을 그대로 살린 점이 특징이다. SNS서 먼저 입소문이 난 후 판매량이 늘어난 점도 요즘 히트 상품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피카츄 호빵’을 비롯해 ‘잠만보 호빵’, ‘몬스터볼 호빵’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캐릭터 호빵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GS25의 미니언즈 호빵. [사진 각 사]

GS25의 미니언즈 호빵. [사진 각 사]

GS25는 미니언즈 캐릭터를 활용한 ‘미니언즈 호빵’이 최근 한 달여 동안 60만 개 가까이 팔렸다고 3일 밝혔다. 미니언즈는 미국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미니언 세 명의 런던 모험을 다룬 작품이다. 총천연색의 호빵 표면에 미니언즈 특유의 커다란 눈을 장식해 먹기 아까울 정도로 깜찍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GS리테일 고충현 부장은 “미니언즈가 미국에서 건너온 캐릭터인 만큼 핼러윈데이·크리스마스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며 “날씨가 추워지는 연말연시에 연인들을 대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캐릭터 호빵 출시로 올해 편의점은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지난달 호빵 매출은 1년 전보다 200% 이상 늘었다. 2014년과 2015년 매출 상승률이 한 자릿수에 그친 점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GS25는 캐릭터 호빵 매출은 같은 기간 164% 늘었으며, 호빵 전체 매출은 62%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보다 43% 늘었다.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오수정 MD는 “지금까지 호빵 트렌드는 단팥·야채·피자·커스터드·고기 부추 등 호빵 내용물의 변화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인기 캐릭터를 입혀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호빵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 조재범 MD는 “미니언즈 호빵의 경우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젊은 여성 고객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정 대상의 선호도에 맞춘 캐릭터 호빵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빵을 먹는 방식도 진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레인지 업(range-up)’이다. 찜통이 내뿜는 증기로 호빵을 익히는 게 아니라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데우는 것이다. 30~40초만 데우면 따끈한 호빵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 오 MD는 “찜통에 넣고 온종일 삶게 되면 호빵이 물러져 못 파는 경우도 있다”며 “레인지 업 방식이 도입되면서 점주 입장에선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언제든지 촉촉한 호빵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셰프 도시락에 이어 ‘셰프의 호빵’도 인기다. ‘호빵도 요리다’라는 콘셉트로 출시한 ‘백종원 호빵’이 대표적이다. CU의 백종원 호빵 4종은 모두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들며 지난달 CU 호빵 판매량의 33%를 차지했다. 오 MD는 “셰프가 직접 개발한 토핑 등 기존의 일반적인 단팥빵과 확실한 차이가 있다. 백종원 호빵의 경우 재구매율이 타제품보다 2~3배 높다”고 말했다.

백종원 호빵은 업계 최초로 낱개 포장으로 출시된 점도 눈길을 끈다. 편의점 이용객의 주류로 떠오른 1인 가구를 겨냥한 것이다. 오 MD는 “기존 호빵이 4개들이 포장인 것이 비하면 낱개 포장은 1인 가구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식사 대용 또는 간식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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