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주면 좋은데 절대 안 주니 국민 원망했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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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는 이날 KBS1 TV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몇몇 장관이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갖고 사의를 표명하고 있으며, 세 명은 확정적이고 한두 명은 어찌 될지 모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이어 "지금 장관들 중에는 정치하다 온 분도 있고 관료도 있는데, 시.도지사나 임기가 보장된 자리에서 소신을 펼쳐 보려는 것은 좋은 뜻"이라며 "본인이 (지방선거 출마를) 원하면 존중하고, 꼭 있어야 되겠다 싶은 분은 붙잡겠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오영교 행자부 장관,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 이재용 환경부 장관이 각각 충남지사와 부산시장, 대구시장 출마 결심을 굳혔고,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또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지방선거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개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우리당 의원인 정 장관은 2004년 6월 정동영 현 열린우리당 의장.김근태 최고위원과 함께 입각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길에 오르는 다음달 6일 이전 개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 총리는 참여정부 3년의 공과를 설명하면서 "지난 3년 동안 카드 문제 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국민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고통스러운데, 의사가 진통제를 주면 좋은데, 절대 진통제를 안 줘 원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진통제' 같은 단기 처방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노력해 왔다는 의미다. 이 총리는 "체질을 강화해야 환자가 건강해질 수 있고 진통제가 떨어지면 환자가 또 아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도 이 총리는 "진통제를 주면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내수가 침체됐고 수출은 잘되지만 성장이 낮아져 일자리가 줄고, 그로 인해 먹고살기 힘들어 지지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주택경기 등이 활성화되면 그런 문제(낮은 지지도)도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리는 그러나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최저 20% 계층의 생활 안정을 잘 보살피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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