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우즈벡, 신북방정책 중요 파트너"…벽화 언급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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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샤프카드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수교 25주년을 맞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정치ㆍ경제ㆍ인적교류 등 포괄적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한.우즈베크 수교 25주년, 고려인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22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한.우즈베크 수교 25주년, 고려인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22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빈 방한 중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와 함께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북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우리 외교와 교역의 다변화를 위해서도 우즈베키스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깊숙하게 발전시키고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주도하는 아주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 정상회담 #우즈벡 벽화 속 '고구려 사신' 언급하며 역사 공감 #양 정상, 공동성명 채택…실질 협력 8건 협정 합의

양 정상은 이날 단독ㆍ확대 정상회담 이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포괄적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성명에는 통상 협력과 인문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비롯 ‘신북방정책’에 대한 우즈베키스탄의 지지 입장, 내년 중 문 대통령의 방문 초청 등을 명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 공화국간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포괄적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 공화국간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포괄적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 뒤 브리핑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안정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한다. 지난해 북한 대사관을 폐쇄한 것도 한국과 뜻을 같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휴전결의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양 정상은 이날 고구려 사신의 모습을 담은 우즈벡 사마르칸드 아프로시압 벽화를 거론하며 “양국관계가 1400년 이상 지속됐다”는 대화를 나눴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의) 의장대 모자에 깃털이 두개 달려있던데, 벽화 속 사신의 모자에도 같은 깃털이 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벽화 보존 작업에 한국도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벽화에 등장하는 고구려 사신. [중앙포토]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벽화에 등장하는 고구려 사신. [중앙포토]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벽화에 등장하는 고구려 사신. [중앙포토]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벽화에 등장하는 고구려 사신. [중앙포토]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과 관련해서도 “우즈베키스탄은 80년 전 극동지역에서 강제ㆍ집단 이주했던 고려인 동포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었고, 지금도 고려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다. 우리 국민은 우즈베키스탄을 형제국처럼 친근하게 여기고 아주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과제와 우리 정부의 5대 국정목표가 거의 유사하다”고 했다. 그러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개혁정책을 서로 공유하고 보조를 맞춰나가자”고 제안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특히 “사위가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딸과 손녀가 한국에 살아 한국의 역사를 한국 사람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정도”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 국영자동차 회사 소속이던 그의 사위는 5년간 한국 지사에서 근무했고, 한국에서 태어난 손녀는 한국어를 쓸 수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내외가 23일 오후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전통 기수단을 통과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내외가 23일 오후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전통 기수단을 통과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즈베키스탄에 3년간 5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지원하고, 우즈베키스탄 내 협력사업에 수출입은행이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는 내용 등 8건의 교류협력 관련 협정에 합의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고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신흥시장인 우즈베키스탄에 우리 기업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 활성화를 위한 여건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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