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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유명인들의 이혼사유 '성격 차이'는 대외용 멘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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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이혼사유로 '성격차이'가 가장 많지만, 애당초 서로의 성격 차이를 모르고 결혼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중앙포토]

이혼사유로 '성격차이'가 가장 많지만, 애당초 서로의 성격 차이를 모르고 결혼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중앙포토]

요즘 남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유명인들의 이혼이 종종 얘깃거리가 된다. 얼굴이 널리 알려진 그들이 이혼을 발표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쳤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온갖 사정이 있겠지만 한결같이 ‘성격 차이’ 때문이란다. ‘대외용 멘트’로 여겨지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뭐가 시발점이 됐든 두 사람이 보인 사고와 행동 양식의 차이가 불화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고혜련의 내 사랑 웬수(20) #서로 달라서 생긴 오해로 인생 허비하지 말고 #사랑으로 인한 상처 치료법은 더 사랑하는 것

근데 애당초 서로의 성격 차이를 모르고 결혼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서로 다른 성격에 이끌려 사랑에 빠져들지 않았을까. 서로 전혀 다른 유전인자에,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의 성격이 같기를 바라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다. 둘을 눈멀게 했던 호르몬의 화학작용이 결혼 후 시들해지면 둘 사이 간극을 메워야 할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거다.

상대가 웬수처럼 느껴질 때

한해 11만쌍이 이혼하는데, 그것도 매년 증가추세란다. 이혼율 최고 국가로 손꼽히는 데다 특히 오래 산 부부들, 중·노년의 이혼이 급상승 중이라니 어느 부부가 예외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 세상 살면서 이혼을 생각해 보지 않은 부부가 과연 몇이나 될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상대가 ‘웬수’처럼 느껴질 때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부라는 이름 아래 모든 것이 자동으로 굴러간다고 서로에 태만하지 않았는지.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를 함부로 대하고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 억지를 부리지 않았는지.

황혼 이혼을 다룬 '더 이상은 못 참아'의 노부부 백일섭과 선우용여.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할때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진제공=JTBC]

황혼 이혼을 다룬 '더 이상은 못 참아'의 노부부 백일섭과 선우용여.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할때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진제공=JTBC]

결혼을 깊이 통찰한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결혼은 서로의 삶에 돌진하지 않고 신뢰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한때의 낭만적인 사랑이 좋은 결혼생활을 보장하리라는 환상을 버리라.” (아놀드 라자루스 저『결혼의 신화』)
“결혼에 충실하겠다는 이유로 배우자를 지배하려 하지 말고 독립성을 인정하라. 지나친 의존은 지배와 복종을 낳고 궁극적으로는 부부관계를 와해시킨다.” (웨인 다이어 저 『행복한 이기주의자』)

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간극에 다리를 놓기 위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상대의 속마음을 읽어 소통하라고 주문한다. 전원을 끄듯 가슴을 닫으면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다는 것이다. 상대가 내 아픔에 공감할 때 이미 절반의 상처가 치유됨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철벽같은 불통의 외로움이 얼마나 사람을 병들게 하는지도.

부부는 싸우는 게 정상

매일 별일 없이 굴러가던 자동차가 별안간 고장이 나듯 수십 년 한솥밥을 먹어온 부부관계라 해도 이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부부가 서로 다르니 싸우는 게 정상이고, 더 나아지자고 싸우는 것이니 이해하도록 하자. 상처는 부족한 나 스스로가 받는 것이지 상대가 주는 것이 아님을 알자. 상처받는 것 자체가 자만이라는 말도 있다.

서로 달라서 생긴 오해로 인생을 허비하지 말자. [중앙포토]

서로 달라서 생긴 오해로 인생을 허비하지 말자. [중앙포토]

서로 달라서 생긴 오해로 인생을 허비하지 말자. 내 탓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이 네 마디를 하루 열 번만 하자. 미워하고 살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 가고 있다. 사랑하기에도 부족하니까. 이 모두 내게 거는 주문이다. 공기처럼 흔적없이 나를 에워싸고 있는 가족의 고마움을 깊이 깨닫고 사랑을 다짐하자는 주문이다. 내 삶의 안식처, ‘즐거운 나의 집’이 없으면 아무리 잘 나간들 삶은 모래 위의 성 아닌가.

진정한 사랑은 영원히 자신을 성장시키는 경험이며 중요한 것은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임을 살면서 점차 깨닫게 되지 않던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도 사랑할 수 있어 삶의 승리자가 되는 법이라 하지 않는가.

한때 남편의 배신으로 인해 죽을 만큼 깊은 상처와 깨달음을 얻었다는 힐러리 클린턴(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 이외의 모든 것은 인생의 배경음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

맞다. 사랑으로 인한 상처의 치료 약은 더 많이 사랑하는 것, 그보다 더 나은 치료 약은 없는 것이리라.

고혜련 (주)제이커뮤니케이션 대표 hrko3217@hotmail.com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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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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