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가 타봤습니다] 7년만에 바뀐 BMW 뉴 X3, 준비는 완벽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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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3가 7년 만의 완전변경(풀체인지)를 거쳐 3세대 ‘뉴 X3’로 돌아왔다. X3는 2003년 첫선을 보인 뒤 전 세계에서 160만 대 이상 팔렸다. BMW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에선 X5와 판매량 수위를 다투는 간판급 상품이다. 그만큼 관심도 높고 기대도 크다.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100km 구간에서 진행된 BMW '뉴 X3' 시승행사. [사진 BMW코리아]

지난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총 100㎞ 구간에서 뉴 X3를 시승했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뉴 X3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였다.

3세대 뉴 X3 서울~여주 100㎞ 시승기 #더 커진 키드니 그릴, 길어진 휠베이스 #고속에서도 강력한 힘과 달리기 성능 #모래·강도 문제 없다…오프로드 발군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100km 구간에서 진행된 BMW '뉴 X3' 시승행사. [사진 BMW코리아]

외관상 기존 모델과 가장 다른 부분은 차량 전면이었다. BMW를 상징하는 키드니 그릴은 더 커지고, LED 헤드라이트의 모습도 달라졌다. 조금 더 강하고 역동적인 느낌이었다. 다른 부분에선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BMW 측은 “차체 크기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휠베이스(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 간의 거리)가 5㎝ 길어졌고, 긴 보닛(엔진룸 덮개)과 짧은 오버행(차량 범퍼부터 앞바퀴까지 길이)을 통해 균형 잡힌 차제 비율을 만들면서 50대50의 완벽한 앞뒤 무게 배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내부 역시 파격보다는 익숙함이 느껴졌다. 센터페시아 부분에 변화들이 있긴 했지만, 기존 모델과 큰 차이는 아니었다. 익숙한 것이 나쁜 건 아니다. 천장과 시트 등 내부를 감싸고 있는 소재와 직접 손이 닿는 부분들의 매끈한 모양에서 여전히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천장 대부분을 덮을 정도로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선루프의 개방감이 좋았고, 선루프를 감싸는 ‘롤러 선블라이드’는 햇빛을 잘 차단해줬다. 뉴 X3는 최초로 '3존 전자동 공조장치'를 장착해 운전석·조수석·뒷좌석 간 온도를 개별 조절할 수 있고, BMW 준준형 모델 최초로 통풍 시트를 기본 적용했다. 다만 팔걸이 부분에 물건을 담을 공간이 없는 등 전반적으로 수납공간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점은 단점이었다.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100km 구간에서 진행된 BMW '뉴 X3' 시승행사. [사진 BMW코리아]

달리기 성능은 흠잡을 것이 없었다. 잘 달리고 잘 섰고, 안정감도 돋보였다. BMW는 X시리즈를 SUV 대신 ‘SAV(Sports Activity Vehicle)’로 정의한다. 그만큼 주행 성능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 시속 80㎞를 넘어가며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가속 페달을 밟는 느낌 그대로 도로를 쭉쭉 치고 나갔다. 시속 160㎞ 이상의 고속에서도 이 힘은 계속 이어졌다. 시승한 모델은 3ℓ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65마력, 최대토크 63.3kg.m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5.8초, 최고 속도는 시속 240㎞다.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100km 구간에서 진행된 BMW '뉴 X3' 시승행사. [사진 BMW코리아]

이처럼 강력한 힘을 내면서도 승차감은 부드럽고 편안했다. 소음이나 진동으로 인한 불편도 없었다. 고속에서도 바람 소리는 조금 커졌지만, 다른 소음이 심하지 않아 옆 사람과 대화를 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100km 구간에서 진행된 BMW '뉴 X3' 시승행사. [사진 BMW코리아]

다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80㎞ 정도까지 속도를 올리는 동안에는 무게감 때문인지 조금의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역시 가다 서다가 반복되는 도심보다 고속도로나 한적한 교외에서 더 힘을 발휘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100km 구간에서 진행된 BMW '뉴 X3' 시승행사. [사진 BMW코리아]

오프로드 코스를 통과하며 이런 생각은 더 강해졌다. 오프로드에서 X3는 발군의 돌파력과 안정감을 동시에 뽐냈다. 노면이 심하게 울퉁불퉁해 차체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재빨리 균형을 되찾아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 느낌이 단단하면서도 주행 자체는 경쾌하고 유연했다. 잠시만 멈춰도 바퀴가 빠지는 모래길과 미끄러운 돌이 깔린 강도 특유의 안정감으로 무리 없이 돌파했다. 방향 전환도 민첩하고 매끄러워 경사가 있고 꼬불꼬불한 산길에서도 차체가 쏠리는 느낌 없이 잘 달렸다.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100km 구간에서 진행된 BMW '뉴 X3' 시승행사. [사진 BMW코리아]

다만 아쉬운 점은 반자율주행 기능이 기대만큼 뛰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충돌 경고, 보행자 접근 경고와 제동보조 기능 등 기본적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들이 있었지만, 이는 X3보다 훨씬 저렴한 소형차도 최근에 출시된 차량은 대부분 갖추고 있다. 뉴 X3만이 가진 최신의 운전자 보조 기술이나 다른 경쟁 차종과의 차별점은 보이지 않았다. 뉴 X3 가격은 6580만~8360만원이다.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까지 100km 구간에서 진행된 BMW '뉴 X3' 시승행사. [사진 BMW코리아]

BMW코리아는 전통의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의 GLC, 최근 무서운 기세로 판매가 늘고 있는 볼보 XC60 등을 경쟁 모델로 보고 있다. 두 모델 모두 시장 평가나 실제 판매량이 만만치 않아, 뉴 X3가 얼마나 판을 흔들고 선전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뉴 X3 역시 최선을 다해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다. 이제 승부를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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