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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맞춤 상품, 3D프린터·로봇 활용 5시간 만에 배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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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2030년 어느날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고 김모씨는 스마트폰 메시지를 받았다. “심작 박동이 불규칙하고, 두근거림이 심해요. 잠도 못자고 예민해져 있네요.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봐요.”

현실화되는 4차 산업혁명 #제품 기획·판매 전 과정 ICT 접목 #AI와 상담하고 주문·결제 무인화 #코너스톤·롤랜드버거 협약 체결 #“기업 경영 디지털화에 초점 맞춰야”

김씨가 몸에 지닌 헤드폰·팔찌·반지 등은 센서로 그의 움직임과 맥박·혈압을 모니터링한다. 스마트폰은 그의 일과표에서 호르몬에 영향을 미칠만한 일정·변화를 살핀다. 이를 인공지능(AI)이 종합 분석해 진단을 내린 것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유럽 최대 컨설팅사 ‘롤랜드버거’와 국내 최대 운영혁신 컨설팅사 ‘코너스톤 파트너스’가 그리는 2030년 한국의 모습이다. 빅데이터·AI·자율주행·3D프린터·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결과로 우리 일상은 물론 전 산업에서 창조적 파괴가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준 대표(左), 이수성 대표(右)

원준 대표(左), 이수성 대표(右)

두 회사는 지난 17일 4차산업 혁명 시대에 필요한 노하우와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원준 코너스톤 파트너스 대표와 이수성 롤랜드버거 코리아 대표로부터 앞으로 나타날 산업·시장 변화와 이를 위한 기업 경영 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들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다가왔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독일에 23년 만에 신발 공장을 열었다. 이 공장은 소비자가 모바일·인터넷으로 맞춤형 신발을 주문하면 3D프린팅·로봇·IoT를 활용해 5시간 만에 완제품을 제작해 매장으로 배달한다. 고객 니즈를 바로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공장 이름은 ‘스피드 팩토리’다. 기존에는 본사에서 디자인을 하고 아시아 공장에서 생산을 한 뒤 독일로 운송되기까지 18개월이 걸렸다.

아마존 등의 물류 센터에서는 자동 운반 로봇을 활용해 운영 비용을 줄이고 있고,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활용해 주문·결제를 무인화한 점포를 늘리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AI와 상담하면서 콜센터의 전화 연결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지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자율주행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혼자 이동하게 된다. 3D프린터로 만든 각종 인공장기를 환자에게 이식하고,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보험료를 매기는 습관 연계형 보험(UBI)이 일반화된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은 산업과 기업 경영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개별 기업 간이 아닌 생태계간 경쟁이 벌어지고, 제품·서비스 판매 기업 대신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지배한다. 결제·송금·대출 등에 특화한 각종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대형 금융회사를 위협하며 자신만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기업은 제품의 기획·설계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 생산단가를 낮추고 소비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원 대표는 “기업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 경영패러다임과 사업·인사·기술 등 모든 경영 전략을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완전히 다시 짜야한다”며 “그동안 비용 절감과 공정 혁신을 통한 효율성 개선에 치중했다면 이젠 디지털 운영 역량, 데이터 기반 플랫폼 활용을 통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기업 경영의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원가 절감, 품질·생산성 향상 등에 특화한 코너스톤이 4차 산업혁명 전략인 ‘인더스트리 4.0’에 강한 롤랜드버거와 손을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코너스톤과의 협력은 롤랜드버거의 컨설팅 노하우를 한국 시장에 접목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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