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주방에 맥도날드 버거 주문, '맥 성애자' 인증 트럼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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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전 당시 이동 중간 중간 맥도날드 햄버거로 식사를 떼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통령 선거전 당시 이동 중간 중간 맥도날드 햄버거로 식사를 떼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애틀랜타에서 펼처진 유세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북한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맥도날드 햄버거 TV 광고에도 출연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맥도날드) 햄버거 사랑’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의 ‘맥도널드 성애자’ 기질이 사실을 넘어 진실로 확인됐다. 자신을 20여년간 지근거리에서 경호했던 키스 실러의 입을 통해서다.

 20여년간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을 지근에서 경호한 키스 실러(왼쪽).지난 9월 백악관 직을 사임했다

20여년간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을 지근에서 경호한 키스 실러(왼쪽).지난 9월 백악관 직을 사임했다

실러는 최근 미국의 정치외교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와 인터뷰를 했다.1999년부터 트럼프 대통령 경호 업무를 맡았던 그는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백악관 고위 관리들 사이에 “트럼프의 마음을 읽고 싶다면 실러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그런 그는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 후 대통령 집무실 운영국장을 맡았으나 지난 9월 사임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트럼프 재단에서 일할 당시 3억30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았지만 백악관에 들어온 후 1억8000만원으로 줄었다”는 이유를 내놓기도 했다.

실러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주방 셰프들에게 맥도날드 메뉴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은 까다로웠던 것으로 보인다. 만일 만족스러운 맥도날드 맛이 재현되지 않을 경우 실러를 맥도날드에 보내 진짜 맥도날드 메뉴를 배달해 먹었다니 말이다.

경호원을 대동하고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

경호원을 대동하고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

실러는 트럼프가 백악관 주방에 요구했던 맥도날드 메뉴가 ‘쿼터파운드 치즈 버거’라고 알려줬다. 트럼프는 보통의 쿼터파운드 치즈 버거에서 피클은 빼고 케첩을 추가한 주문을 즐겼다고 한다. 그의 맥도날드 사랑은 메인 메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사랑한 후식도 역시나 맥도날드 특제 애플파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주방의 맥도날드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실러를 불렀다. 그럴 경우 실러는 진짜 맥도날드 메뉴를 배달해 트럼프의 불만을 해소시켰다. 세계 최고의 셰프들이 모였다는 백악관 주방이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날드에 굴욕을 당한 셈이다.

실러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전 때도 이동하는 중간중간 맥도날드로 달려가 햄거버 등을 사서 트럼프에게 배달했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는 오전엔 에그머핀, 오후엔 쿼터파운드 치즈버거 2개에 후렌치후라이 라지 사이즈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맥도날드 메뉴로 알려진 쿼터파운드 치즈 버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맥도날드 메뉴로 알려진 쿼터파운드 치즈 버거.

한편 전문가들 사이엔 트럼프의 성격와 그의 식습관을 연관시키는 이론도 존재한다. 미국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분히 충동적이고 필요 이상으로 신경질적인데다 호전적이고 때론 자제력이 부족해 보이는 트럼프의 성격이 바로 그의 식습관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트럼프는 햄버거와 후라이드 치킨, 피자 등 패스트푸드를 즐겨먹고 스테이크 등 붉은색 고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산처럼 쌓아올린 체리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먹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런 식생활은 그의 체형이나 건강 문제로도 이어진다. 트럼프의 키는 189cm, 몸무게는 107kg. 그의 후보시절 주치의는 “트럼프가 경도 비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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