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화계 "아이디어 전쟁"|"이색소재 잡아라"|관객끌기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기발한 소재를 찾아라」-.
미국영화계에 「아이디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사마다 기상천외한 소재를 찾기에열을 올리고 있다.
종전갈이 진부한 소재로는 아무리 작품 수준이 높아도 관객에게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흥행의 귀재로 불리는 「스티븐·스필버그」감독의 작품들이 잇달아 흥행에 크게 히트하고 부터 일기 시작했다.
같은 액션영화라도 종전처럼 치열한 총격전만 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여기에 SF·코미디·멜러등의 요소를 크게 가미해 영화적 재미를 더욱 강조한다.
관객을 자극하고 관심을 끌기 위해 저마다 이색적인 소재와 연출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수입된 미국 영화들은 이같은 미국영화계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준다.
『로보 캅』 『스테이크 아웃』『지젤』 등을 보면 종전의 액션·멜러영화들과는 상당히 다른것을 알 수 있다.
『로보 캅』은 종래의 수사액션물에 공상과학을 접목, 새로운 형식을 탄생시켰다. 이영화는 올해 미국극장가에서 흥행의 정상을 차지, 「아이디어의 개가」로 평가받았다.
주인공으로 반인간 반로보트인「로보 캅」 (Robot Cop)을 내세운 것부터가 이색적이다.
각본을 쏜 「뉴마이어」는 『죽은자가 되살아나 범죄를 소탕한다는 만화책을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스테이크 아웃』역시 즐기는 수사액션물이다. 「존·바담」감독은 여기에 코미디·멜러적 요소를 가미, 새로운 분위기의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각본의 「짐·커프」는 『잠복근무하는 형사가 자신이 감시해야 하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까를 상상해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젤』은 절묘한 구성이 주목된다. 발레 『지젤』공연을 준비중인 발레댄서 「바리시니코프」와 한 신인 발레리나의 사랑이 발레 『지젤』의 내용과 똑같이 전개되면서 발레와 현실이 교묘히 교차된다.
영화평론가 김종원씨는 『미국영화계는 몇년전부터 연출의 깊이와 밀도보다는 소재와 형식의 다양함에서 흥행의 돌파구를 찾아내 성공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같은 흐름은 「스필버그」의 성공에 자극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 영화도 하루빨리 매너리즘과 잔재주에서 탈피해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자본으로 새시대를 열어야한다』고 강조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