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씨름 이준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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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상의 자리에서 18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한 이준희(이준희·30)의 용기는 혼탁해져가는 올해 프로씨름계에 신선한 교훈을 주었다.
승리의 감격속에서도, 패배의 아픔에도 그는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이 「모래판의 신사」.
이만기(이만기·현대) 이봉걸(이봉걸) 과 함께 프로씨름 「3이」로 화려한 각광을 받았던 이준희의 은퇴로 씨름판은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있다.
올 시즌 씨름판은 이봉걸이 지난8월의 12회 천하장사와 백두장사 두차례, 이만기가 재일본 천하장사와 백두장사4차례, 그리고 이준희가 지난 10월의 제13회 천하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슬럼프에 빠졌던 이준희는 13회 천하장사에 오르면서 은퇴를 선언, 최정상의 자리에서 영광스럽게 모래판을 떠났다. 깨끗한 매너와 플레이를 팬앞에 보여주었던 그의 은퇴식은 프로씨름사상 처음으로 화려하게 거행돼 지도자의 길을 걷게되는 앞날을 축복해주었다.
황영호(황영호) 의 씨름판점거소동, 민속씨름위원회와 씨름단간의 불협화음등으로 회장마저 공석이된 어지러운 씨름판에서 이준희는 값지고 신선한 교훈으로 남게됐다. 이해와 단합,그리고 사랑으로 씨름인 모두가 「모래판의 신사」가 될때 씨름은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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