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우리 아빠 든든해요 … ‘굿 파더스’ 8명 풀코스 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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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서울 잠현초등학교 학부형들로 구성된 ‘굿 파더스’ 회원들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 굿파더스]

서울 잠현초등학교 학부형들로 구성된 ‘굿 파더스’ 회원들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 굿파더스]

“아이들에게 ‘주말이면 잠옷 차림으로 온종일 소파에 누워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게 싫었습니다. 건강하고 활기찬 아빠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2년 전 큰맘 먹고 ‘중마(중앙서울마라톤)’에 참가 신청서를 낸 게 소중한 인연이 됐습니다.”

서울 잠현초 재학생 아빠들 모임 #두 달 동안 몸 만들어 22명 참가

문희광(41)씨 등 22명(풀코스는 8명)으로 구성된 ‘굿 파더스(good fathers)’는 2010년 서울 송파구 잠현초등학교 학부모, 그 중에서도 아빠들이 만든 모임이다. 자녀의 학교 일은 엄마 몫으로 돌리는 ‘구습’을 깨기 위해 몇몇 아버지가 의기투합했던 게 출발점이다. 캠핑·문화·역사체험 등을 진행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7년이 지난 현재 1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모임으로 커졌다. 자녀가 중학교에 진학하면 졸업생(OB) 모임인 ‘굿 파더스 발전위원회’로 소속이 바뀐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굿 파더스’ 내 운동 소모임 회원이다. 이들은 마라톤은 물론 축구·사이클·수영 등 다양한 운동을 함께 하며 우의를 다진다. 회원 50여명 중 22명이 대회 출전을 위해 두 달 가량 정기적으로 모여 몸을 만들었다. 이 덕분에 이날 풀코스에 도전한 8명이 모두 완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라톤 모임 대표인 문희광 씨는 “2년 전엔 5명이 중마 풀코스에 출전해 3명이 완주했다. 아이들에게 도전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지난 9월 출정식을 겸해 경기 양평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다녀왔다. 체력과 우의를 더욱 다지기 위해 축구클럽 ‘잠현 FC’도 창단했다. 문희광 대표는 “굿 파더스 멤버들과 ‘중마’를 준비하며 ‘아빠가 건강하고 활기차면 가정도 화목해진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회원과 함께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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