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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대체 범인은 누구?

중앙일보

입력

'침묵'

'침묵'

감독·각본 정지우 | 출연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 프로듀서 박준 | 촬영 김태경 | 조명 홍승철 | 미술 이하준 | 분장 송종희 | 편집 왕성익 | 음악 연리목 | 시각효과 김정훈 | 장르 드라마 | 상영 시간 125분 | 등급 15세 관람가

[매거진M] '침묵' 영화 리뷰

★★★☆

[매거진M] ‘침묵’은 모든 걸 침묵하게 만든,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내용은 이렇다. 태산그룹 회장 임태산(최민식)은 톱스타 유나(이하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야말로 재력과 사랑, 세상을 다 가진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유나가 살해당하고, 외동딸 임미라(이수경)가 용의자로 구속 기소 된다.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슬픔도 잠시, 태산은 만취한 탓에 그날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미라의 결백을 믿는 젊은 변호사 최희정(박신혜)을 선임한다. 하지만 사라진 그 날의 CCTV 영상을 가진 유나의 팬 김동명(류준열)의 존재가 드러나며,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M237_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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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누가 진짜 범인인가’다. 영화는 법정 스릴러 형식으로 사건과 용의자,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하나둘씩 드러나는 증거들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125분간 치밀하고 극적인 긴장감을 안긴다. 특히 다소 뻔하고 싱거운 결말에 실망하려는 순간, 뒤통수를 치는 거대 반전은 얼얼할 정도. 치밀하고 견고한 영화적 장치들로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제대로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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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가 최민식’이라는 정지우 감독의 말처럼, 역시 최민식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보는 따스한 눈빛부터 사건을 쥐고 흔드는 강인함, 부성애로 인한 미묘한 감정 변화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한 태산에게서 느껴지는 씁쓸함과 찝찝함은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어 심리적으로 몰아붙이는 최민식 연기 덕분에 가능했다.

강단 있고 정이 넘치는 변호사 최희정 역을 맡은 박신혜는 따스한 매력을 더하며 극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순수과 광기 사이에서 극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전환시키는 류준열, 짧은 등장에도 폭발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하늬, 두렵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실감 나게 연기한 이수경, 그리고 극의 무게감을 든든하게 채운 박해준과 조한철까지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제 몫을 다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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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결말 부분에선 의견이 갈리겠다. ‘침묵’의 결말은 범인 색출이 아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태산의 부성이 애틋할 수도,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듯. 후반으로 갈수록 잘 짜인 스토리에 비해 속도감이 떨어지며, 늘어지는 느낌을 주는 것도 다소 아쉽다.

TIP 2014년 개봉한 곽부성 주연의 중국영화 ‘침묵의 목격자’(비행 감독)가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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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2009,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 완벽한 알리바이, 한 남자의 헌신.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2009, 박신우 감독) 그녀를 위해 기꺼이 그림자로 사라지려는 남자 이야기.
‘특별시민’(4월 26일 개봉, 박인제 감독) 다른 느낌의 최민식-이수경 부녀(父女) 연기를 보고 싶다면.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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