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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현직 검사 3명 구속영장…댓글 사건 수사방해 혐의

중앙일보

입력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재판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검사장급ㆍ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현직 검사 3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2일 장호중 전 지검장 등 구속영장 #공무집행방해·위증교사 등 혐의 #검사장급 현직은 진경준 이후 처음 #변창훈·이제영 등 파견검사들도 포함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2일 장 전 지검장과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고모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비해 미리 위장 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 직원들에게 증거 삭제, 허위 진술을 시킨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장급 이상 현직 검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지난해 7월 ‘넥슨 주식 대박’ 혐의를 받던 진경준 전 검사장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단일 사건으로 검사장급 검사 등 3명의 현직 검찰 간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모두 2013년 윤석열 특별수사팀장(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끌던 국정원 댓글 수사에 대비해 국정원 내부에 꾸려진 ‘현안 TF’ 구성원들이다. 당시 장 검사장과 변 검사는 각각 국정원의 감찰실장과 법률보좌관이었고, 이 검사는 법률보좌관실 연구관으로 파견돼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압수수색 등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하기 국정원 심리전단 사무실과 관련 없는 다른 장소를 마치 심리전단이 기존에 쓰던 것처럼 꾸미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심리전단 직원들이 검찰 수사나 법원 재판에서 “정치 댓글 활동이 없었다”는 취지로 거짓 증언ㆍ진술을 하게 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이들 3명과 서 전 2차장 등의 자택ㆍ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같은 의혹에 연루된 김진홍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은 지난달 이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 과정은 물론 긴 기간 동안 이뤄진 재판 과정에도 관여한 사실이 있다”라며 “사법 방해 내지 수사ㆍ재판 관여 행위”라고 설명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문무일 검찰총장 또한 보고를 받은 후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검사 3명에 대해서도 일체의 사심이나 개인적인 인연 등을 연연하지 말고 엄정히 법 집행을 하라는 뜻을 수사팀에 내려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 전 지검장 등에 대한 구속 여부는 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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