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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 집결한 미 항모3척, 대북 합동훈련 스탠바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훈련이 전개되는 마지막 순간에 알게 될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 모인 3개 미 핵 추진 항모전단의 합동 훈련이 실시될지에 대해 공식 입장이 나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그 가능성이 크다고 31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미군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ㆍ중ㆍ일 순방 시기에 맞춰 합동훈련이 이뤄질 경우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강력한 경고할 흔치 않은 기회”vs“북한 자극 말아야” # “트럼프 순방과 항모들 집결, 완전한 우연 아냐” # “훈련 실시된다면 마지막 순간에 알 것”…준비 완료 시사 # #

현재 미 해군 제7함대 관할 지역에는 주둔함인 로널드 레이건함 외에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미 본토에서 출발해 7함대 작전 구역에 진입해 있으며, 페르시아만 쪽에서 작전을 하던 니미츠함 역시 최근 합류했다. 미 해군은 루스벨트함과니미츠함의 7함대 구역 합류는 임무 교대를 위해 2011년에 이미 예정돼 있던 계획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일정과 때를 같이 하는 건 완전한 우연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계속 커지자 백악관과 국방부가 일정을 맞췄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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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모 3척이 7함대 작전 구역 내에서 훈련을 실시한 건 2007년이 마지막이라고 미 해군은 밝혔다. 당시 괌 주변에서 훈련이 이뤄졌다. WSJ에 따르면 미군 내부에서는 핵 항모 3척이 한반도 주변 지역에 모이는 게 북한에 대한 ‘경고’를 보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합동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순방 시기에 미군이 나서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주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3개 항모 동시배치는 특정한 위협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현지시간) 미국의 핵추진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이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떠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지난달 6일(현지시간) 미국의 핵추진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이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떠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이와 관련, 미 해군 관계자는 “합동훈련 실시 여부는 실제로 훈련을 하는 마지막 순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언제든 합동훈련을 할 준비가 됐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미 합참의 케네스 매켄지 중장도 지난주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우리는 기회가 되면 항상 (합동훈련을) 하려고 한다”며 “(3개 항모의 집결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우리 동맹국들에 아주 강한 확신 효과가 있는, 매우 특별하고 강력한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니미츠함이 지난달 6일 싱가포르 해협을 지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니미츠함이 지난달 6일 싱가포르 해협을 지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북한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0일 “10월 중순 핵 항공모함레이건함타격단과 핵잠수함, 이지스구축함 등 40여척의 각종 전투함선들, 전투기들이 동원된 역대 최대 규모의 미국 남조선 연합해상훈련이 감행됐다”며 “최근에는 루스벨트함을 비롯한 3개의 핵 항공모함 전단이 동시에 우리 주변 수역에 전개되고 있어 미국이 한반도의 정세를 폭발 직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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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집결한 미 항공모함들은 자체적으로 80대 안팎에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구축함과 잠수함 등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을 이끈다. 과거 미 항모 3척 이상이 한 전략지역에 모인 건 전쟁을 수행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1991년 걸프전에서는 항모전단 4개가 투입됐고 2001년 9ㆍ11 테러 직후 보복작전인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는 항모가 3척 동원됐다. 2003년 이라크 전쟁에는 5개 항모가 참여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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