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인 일가족 살해’ 엄마와 동생 얼굴에 수십개 칼자국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과 10대 아들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과 10대 아들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자신의 친모와 이부동생, 의붓아버지를 연이어 살해한 뒤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35)씨에 대해 경찰이 국제 공조 수사에 나선 가운데, 숨진 친어머니 A(55)씨와 이부동생 B(14)군의 얼굴에서는 흉기에 수십차례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2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른바 ‘용인 일가족 사망 사건’과 관련해 “A씨와 B군의 얼굴에 수십개의 칼자국이 나왔다”며 “그 정도로 찔렀을 정도면 원한이 있다는 건데, 일단 뉴질랜드에서 김씨를 잡아 와야 (범행 동기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1일 경기 용인시 친어머니 A씨의 아파트에서 A씨와 B군을 살해한 뒤 같은 날 강원도 평창의 한 도로변 졸음쉼터에서 의붓아버지 C(57)씨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모자는 25일 오후 11시께 아파트 베란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26일 오후 4시께 강원도 횡성군 한 콘도 주차장에 세워진 김씨의 렌터카 트렁크에서 숨진 C씨를 발견했다. 피해자 모두 신체 곳곳에는 흉기 상흔이 발견됐다.

김씨는 A씨 모자가 숨진 다음 날인 22일 서울 삼성동에서 뉴질랜드행 항공권을 구입, 이튿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자신의 재혼 아내(32)와 두 딸(1살·7개월)을 데리고 오후 5시 3분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

김씨가 콘도에 숙박한 뒤 강원도를 빠져나간 동선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내와 함께 숙박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아내도 범행을 알고 공모했거나 최소한 김씨의 도피를 도왔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은 26일 법원에서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법무부를 통해 뉴질랜드 당국에 국제형사사법공조를 요청, 김씨 신병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