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직원이 고백한 보도국 내부 상황 “자기들 만의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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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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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총파업이 52일째를 맞은 가운데 일부 MBC 뉴스 제작진이 최소 수십만 원부터 수백만 원의 격려금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자협회보는 지난해부터 MBC 뉴스데스크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제작진 2명의 인터뷰를 24일 전했다.

MBC는 이달 초부터 '뉴스 투데이'와 '이브닝 뉴스'를 녹화방송으로 전환하고, '뉴스데스크'는 30분 축소해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뉴스 제작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보도국 기자 40~50명과 영상 PD, 뉴스 AD, 뉴스 FD, 편집·그래픽 인력들이 담당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2명의 제작진은 비정규직 신분으로 신분 노출을 걱정하며 어렵게 취재에 응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제작진은 인터뷰에서 MBC 뉴스 보도국 분위기와 관련해 “실수를 해도 ‘한 번쯤 그럴 수 있다’고 다독이는 등 책임감 없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어 “보도국 기자들은 뉴스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나가는지 관심이 없다. 부장이든 기자든 대개 자리에 없고, 노는 사람과 일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다”면서 “자기들만의 세상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또 이들은 “일부 기자들은 파업을 왜 하는 것이냐며 따져 묻기도 하고, 파업에 동참한 구내식당을 향해 기자도 아닌데 왜 파업하냐는 등의 불평도 했다”고 경험을 덧붙였다.

특히 “일부 기자들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별 수당을 최소 40만원씩 챙기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격려금은 단독이나 핫 이슈를 터뜨린 기자들에게만 지급되나 현 MBC보도국에서는 수백만 원의 격려금을 기준 없이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업무 외 심부름에 기자들이 떠넘긴 일을 하느라 식사를 거를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삶은 달걀을 사와라, 까달라는 등의 요구도 있었고, 일부 기자들은 자신이 낸 방송사고에 대한 책임 비정규직에 떠 넘기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제작진은 “파업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동참하면 바로 퇴사해야 해서 무기력한 심정”이라며 “빨리 정상화돼서 공정한 보도를 하고 정규직 비정규직 상관없이 책임과 전문성을 다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고백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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