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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정수덕의 60에도 20처럼(12) 짜게 먹는 사람이 챙겨 먹어야할 음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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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이 당기는 밤이 있다. [영화 심야식당 스틸컷]

야식이 당기는 밤이 있다. [영화 심야식당 스틸컷]

주체할 수 없이 야식이 당기는 밤이 있다. 저녁 식사의 양이 부족했나 생각해 봐도 그건 아니다. 곰곰이 하루를 되돌아보면 그 날은 짠 음식을 많이 먹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금, 식욕호르몬 분비 늘려 과식하게 만들어 #고등어·토마토·바나나 등 소금 배출에 도움

회사에 상주하는 건강관리 전문가분들은 식단조절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짜고 자극적인 음식이라고 하신다. 나트륨, 염분을 많이 섭취하면 왜 더 배고픈 걸까.

일단 짠 음식은 대개 맛있다. ‘밥도둑’이라 불리는 요리들을 떠올려 보라. 젓갈, 게장, 찌개 등등. 이와 같은 먹을거리는 입에 들어가는 순간 뇌의 쾌락 중추를 건드린다. 자극을 받은 뇌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분비하고, 짠맛을 기억하게 된다.

과거 한 여성 연예인이 식욕을 억누를 때 ‘어차피 아는 그 맛’임을 떠올린다고 하자 대중들이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고 반문하지 않았던가. 더 많은 밥을 찾게 만드는 맛 좋은 짠 음식에 대한 기억이 심어지면 또 다른 맛있는 것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법이다.

짠 음식, 비만 불러  

나트륨은 호르몬의 작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앙포토]

나트륨은 호르몬의 작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앙포토]

나트륨은 호르몬의 작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그렐린’이라는 식욕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난다. 그렐린은 ‘성장’을 뜻하는 인도의 힌디어에서 유래되었는데, 그만큼 식욕을 돋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체지방 축적 작용도 돕는다.

반대로 포만감을 느끼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는 감소시킨다. 맛있는 음식을 더 먹고 싶게 할 뿐만 아니라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허기를 착각하게 하는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건강한 몸을 원하는 사람이 저염식을 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부종 때문이다. 짠 음식을 먹으면 나트륨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 염분 농도를 높인다. 염분 차이로 인해 세포와 혈관 사이에서 삼투압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세포 안의 수분은 세포 밖으로 나와 몸이 붓는 현상이 발생한다. 혈액순환이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않은 하체의 경우 부종이 더 심하게 자주 일어날 수 있어 부종형 하체비만으로 이어지기도 쉽다.

뼈 건강을 위해서도 싱거운 음식을 택하는 게 좋다. 과도한 염분을 섭취하면 신장에서 더 많은 나트륨을 배설하게 되는데, 나트륨이 나갈 때 칼슘이 함께 배출된다. 이 때 혈액 내 부족한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 뼈 속의 칼슘이 새어나가기 때문에 골감소증, 골다공증 등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과도한 염분을 섭취하면 뼈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일러스트=강일구]

과도한 염분을 섭취하면 뼈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일러스트=강일구]

물론 일정량의 소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체내 나트륨 농도가 너무 낮아지면 식욕이 감퇴하고 무기력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심장병의 환자는 나트륨 섭취가 부족하면 혈액량이 줄어들어 심장에 무리를 주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하루에 5g(나트륨  2000mg) 정도의 나트륨은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고염식뿐 아니라 저염식도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적당한 양의 소금은 먹어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한국인의 1인당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890mg에 달한다. 권장량의 두 배에 육박하는 양이다. 그러니 국과 찌개, 김치 같은 한식을 자주 먹거나 외식이 잦은 한국인이라면 염분 섭취에 주의를 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기본적으로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영양성분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가능한 1회 제공량 당 나트륨이 140mg 이하가 들어있는 음식을 택한다.

영양성분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를 대비해 평소 식생활 습관을 조금씩 고쳐나가 보자. 밥을 먹을 때 염분 덩어리인 국물을 최대한 먹지 않고 젓가락으로 건더기만 건져 먹으며, 젓갈이나 장아찌 같은 염장식품들은 손을 대지 않는 게 좋다.

젓갈이나 장아찌 같은 염장식품들은 손 대지 않는 게 좋다. [중앙포토]

젓갈이나 장아찌 같은 염장식품들은 손 대지 않는 게 좋다. [중앙포토]

반찬을 만들 때는 ‘밥을 먹기 위해 만든다'는 생각보다, ‘반찬을 먹기 위해 만든다’고 생각하면 훨씬 담백하게 조리할 수 있다. 조리 방법도 중요하다. 양념이 깊이 배는 조림, 찜보다는 굽거나 데쳐서 먹는 게 낫다.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많이 든 음식을 챙겨 먹는 것도 좋다. 고구마, 연어, 고등어, 바나나, 시금치, 버섯, 토마토, 우유, 땅콩 등에 칼륨 성분이 풍부하다. 다만 신장이 안 좋은 분들은 칼륨 배설에 무리가 있을 수 있으니 무턱대고 많이 먹어선 안 된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무염일’

운동을 통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해보자. [중앙포토]

운동을 통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해보자. [중앙포토]

생활 습관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있다. 운동을 통해 땀을 흘려 나트륨을 충분히 몸 밖으로 빼내면 전반적인 생활의 질과 건강이 향상되는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1~2주에 한 번씩 ‘무염일’을 정해 하루동안 염분이 들어간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것이다. 나트륨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기 시작하면 짠 음식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다. 자극적인 음식에 대해 예민해진 만큼 그 자극이 건강에 적신호를 보내는 것이라 생각하자.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야식의 고통을 참아내는 것보다는 조금 담백하게 식사를 하는 게 훨씬 쉽다.

저염식을 위해 기억하세요!

바나나에는 칼륨이 풍부하다. [중앙포토]

바나나에는 칼륨이 풍부하다. [중앙포토]

*영양성분표시 확인
-1회 제공량 당 140mg 이하인 저염식품 찾아 먹기

*식생활 습관 바꾸기
-젓가락으로 건더기만 떠서 국 먹기
-젓갈, 장아찌 등 염장식품 먹지 않기

*요리 방법 바꾸기
-밥이 아닌 반찬을 먹기 위해 반찬 만들기
-조림, 찜보다 굽기, 데치기 요리

*칼륨 섭취하기
-고구마, 연어, 고등어, 바나나 등 칼륨 풍부한 음식 먹기
-신장이 안 좋은 분들은 섭취에 유의

*생활 습관 개선하기
-운동하며 땀 흘려 나트륨 배출하기
-1~2주에 한 번씩 ‘무염일’ 정해 염분 먹지 않기 

정수덕 눔코리아 총괄이사 sooduck@noom.com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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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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