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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파도 탄 애덤 스콧, 해녀 만난 제이슨 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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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더CJ컵에 출전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골프스타들이 ‘망중한’을 즐겼다. 애덤 스콧은 해변에서 서핑을 한 뒤 돼지고기를 먹었다(사진 아래). [사진 제주관광공사]

더CJ컵에 출전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골프스타들이 ‘망중한’을 즐겼다. 애덤 스콧은 해변에서 서핑을 한 뒤 돼지고기를 먹었다(사진 아래). [사진 제주관광공사]

애덤 스콧(36)과 제이슨 데이(30·이상 호주)는 바다로 갔다. 스콧은 파도를 탔고, 데이는 해녀를 만났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 더CJ컵@나인브릿지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19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제주의 풍광을 만끽했다.

더CJ컵 참가 PGA 스타들 망중한 #스윙만큼 젓가락질 잘하는 스콧 #중문해변서 서핑하고 홍보 촬영 #어머니가 필리핀 출신인 데이 #“해녀가 잡은 해산물 정말 신선” #“북핵 불안? 와보니 소문과 달라” #맥도웰 등 선수들 큰 걱정 안 해

스콧은 서핑을 즐긴다. 파도 위에 올라서면 골프를 할 때의 스트레스를 잊는다고 한다. 스콧은 서귀포시 중문색달 해수욕장에서 서핑을 하면서 홍보영상도 촬영했다. 스콧은 “훌륭한 서퍼는 좋은 파도가 오는 시기를 찾는데도 뛰어나다는데 난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꼭 다시 돌아와 한국의 파도를 제대로 타고 싶다. 이 이야기를 하면 내 서핑 친구들이 무척 흥미로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 스콧은 해변에서 서핑을 한 뒤(사진 위) 돼지고기를 먹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애덤 스콧은 해변에서 서핑을 한 뒤(사진 위) 돼지고기를 먹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스콧은 젓가락질도 잘한다. 그의 스윙처럼 젓가락질은 완벽에 가깝다. 주니어 시절 호주의 학교에 한국인 유학생이 많아 한국 음식을 자주 접했고, 그 덕분에 한국 음식도 잘 먹는다. 특히 김치와 불고기를 좋아한다. 주니어 시절 한국인 여자친구도 있었다. 스콧은 한국으로 돌아간 여자 친구를 찾기 위해 무작정 서울을 찾았던 일도 있었다고 한다. 스콧은 테니스 스타인 아나 이바노비치와 오랫동안 사귀었고 현재는 마리 오자르라는 이름의 평범한 여성과 결혼해서 최근 2세를 봤다.

더CJ컵에 출전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골프스타들이 ‘망중한’을 즐겼다.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을 즐긴 제이슨 데이. [뉴스1]

더CJ컵에 출전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골프스타들이 ‘망중한’을 즐겼다.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을 즐긴 제이슨 데이. [뉴스1]

같은 호주 선수인 제이슨 데이는 어머니가 필리핀 출신이다. 아시아 정서에 익숙하다. 한국 말도 몇 마디 한다. 기자회견 중 “진짜!”라고 한국말로 말하기도 했다. 제주의 음식이 맛있었단다. 그는 “해녀들이 장비도 없이 바다 속 수십 미터까지 내려가서 해산물을 잡는다.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해산물이 정말 신선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전 어머니가 폐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게됐다는 소식을 듣고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골프 코스가 아니라 나를 위해 고생하신 어머니와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세계랭킹 1위에서 내려온 이유다. 데이는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고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CJ컵에 출전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골프스타들이 ‘망중한’을 즐겼다. 돌하루방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은 팻 페레스. [연합뉴스]

더CJ컵에 출전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골프스타들이 ‘망중한’을 즐겼다. 돌하루방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은 팻 페레스. [연합뉴스]

데이는 2015년 프레지던츠컵에서 한국 팬들의 응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도 친구의 권유 때문이다. 그는 현재 자신이 거주하는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를 연고로 하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팀의 제임스 비스니브스키와 친하다. 비스니브스키는 골프광이다.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장의 클럽 챔피언 자격으로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열린 월드클럽챔피언십(WCC)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데이는 “친구가 나인브릿지 골프장에는 꼭 가봐야 한다고 해서 오게 됐다”고 했다.

제주도 골프의 특징인 한라산 브레이크에 대해서 정상급 선수들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딱히 착시현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로 불거진 안전 논란에 대해서도 선수들은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2017년 PGA 투어 2승을 기록한 마크 레시먼(호주)은 “11년 전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들리는 얘기와 현실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PGA 투어 통산 3승의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전 세계에 미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만 불안한게 아니다. 나는 한국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에서 우승한 적이 있고, 주최 측에서 좋은 정보를 주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회는 19일 개막한다. 배상문(31)은 오전 8시 30분 저스틴 토머스, 팻 페레스(이상 미국)와 경기한다. 김시우(22)는 데이, 스콧과 함께 출발한다. 최경주(47)는 오전 9시 40분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 패트릭 리드(미국)와 함께 플레이한다. CIMB 클래식에서 3위에 올랐던 제주 출신 강성훈(30)은 오전 9시 20분 키건 브래들리(미국), 아니르반 라히리(인도)와 함께 10번 홀에서 티샷을 한다.

제주=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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