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돈 3조원, 도박꾼 5만명' 도박사이트 일당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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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1500억원 넘는 돈을 챙긴 일당 70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사이트의 판돈은 3조원에 달했고, 경찰이 확인한 도박꾼만 5만명이 넘었다.

경찰, 사이트 운영 일당 70명 검거…'1000만원 이상 베팅' 도박꾼 262명 불구속 입건 #공무원, 군인, 의사, 조폭, 주부, 고등학생 등 직업군도 다양

불법 도박사이트의 화면.[사진 부산경찰청]

불법 도박사이트의 화면.[사진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로 2개 조직의 운영자 등 70명을 붙잡아 19명을 구속하고 5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이 사이트에서 도박을 하며 1000만원 이상 베팅한 도박꾼 26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중 한 일당은 2015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개설해 2만 5000명 넘는 회원을 모집해 8176억원이 오가는 도박판을 만들어 1073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영국과 일본에 서버를 개설하고, 한국과 대만 등지에서 '환치기' 등 돈세탁을 거쳐 수익을 현금화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이 일당의 주범 박씨는 국내 음식점 2개와 대만의 건물을 소유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 직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도미니카공화국과 세인트키츠네비스의 국적을 취득하고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경찰은 박씨를 인터폴에 수배한 가운데 행적을 쫓고 있다.

또, 폭력조직 '재건 부전파'의 행동대원 김모(38)씨 등 40명은 2009년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불법 도박 사이트 6개를 개설해 2조원대의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이트의 회원수도 2만 5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일당의 주범 김모씨도 10억짜리 아파트와 외제차를 소유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도박에 뛰어든 사람들 가운데엔 7급 공무원 2명, 군인(중위 1명, 상사 2명) 3명 등 공무원뿐 아니라 고등학생도 4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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