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국감]연예계도 상위 1% vs 하위 90% 양극화...가수 하위 90%가 870만원 벌 때 상위 1%는 42억원 ‘격차 490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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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당 출연료가 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배우 황정민. [중앙포토]

편당 출연료가 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배우 황정민. [중앙포토]

영화 ‘국제시장’과 ‘베테랑’의 대히트로 최상급 티켓 파워를 입증한 배우 황정민이 스스로 정한 영화 1편당 출연료는 6억원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황정민은 ‘겸손한’ 편에 속한다. 그와 같은 A급 배우들이 받은 출연료는 7억원대라는 게 충무로 정설이다. 특급 한류스타로 떠오른 배우 김수현은 2014년 당시 중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한차례 출연했을 때 5억원을 받은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음원 퀸’으로 통하는 가수 아이유. [중앙포토]

‘음원 퀸’으로 통하는 가수 아이유. [중앙포토]

발표곡마다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포진시켜 ‘음원 퀸’으로 통하는 가수 아이유의 한해 수입은 100억원을 넘는다고 연예계에서 얘기가 오간다. K팝 한류 붐으로 활동 무대가 넓어지면서 가수 등 연예인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더욱 천문학적인 액수로 치솟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최상위 1%에 해당하는 톱스타들 얘기일 뿐이다. 가수ㆍ배우ㆍ모델 등 연예인의 하위 90%가 버는 연평균 소득은 1000만원도 채 안 된다. 화려함 속에 가려진 연예계 그늘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연예인(배우ㆍ가수ㆍ모델) 수입 신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2016년 연예인 수입 신고 현황>

<2016년 연예인 수입 신고 현황>

17일 박 의원실에 따르면, 연예인 중 소득 쏠림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가요계였다. 가수 중 수입액 상위 1%가 벌어들인 돈은 연평균 42억64000만원이었다. 이는 가요계 전체 수입의 52%에 해당한다. 범위를 조금 넓혀보면 상위 10%의 연평균 수입은 7억3200만원으로 전체 수입의 90.3%를 차지했다. 하지만 나머지 하위 90%의 연평균 수입은 870만원에 불과했다. 가수 상위 1%와 하위 90% 간 소득 격차가 무려 490배에 달한다.

배우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입 상위 1%와 상위 10%가 지난해 올린 연평균 소득은 각각 20억800만원(전체 수입액의 47.3%), 3억6700만원(전체 수입액의 86.8%)이다. 하지만 나머지 하위 90%가 올린 연평균 소득은 620만원이었다. 배우 상위 1% 소득이 하위 90%의 324배에 이른다.
모델의 경우 수입 상위 1%와 하위 90%의 소득액은 각각 5억4400만원, 270만원으로 그 격차는 201배였다.

연예인의 남녀 성별 소득 격차도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가수의 연평균 수입은 1억1200만원인 데 반해 여성 가수는 4000만원으로, 그 격차는 2.8배에 달했다. 남자 배우와 여자 배우의 연평균 수입액은 각각 4700만원, 3700만원이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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